[SNS 정치의 明] “모바일광장을 점령하는 자가 선거를 지배한다” 정치인들 총력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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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7   |  발행일 2017-06-17 제5면   |  수정 2017-06-17
20170617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SNS 캡처 사진(시계방향으로). 정치가 SNS와 만나면서 정치인과 국민 간 소통 창구가 다양해졌다.

지난 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선거운동’이 만개했다. SNS는 또 다른 전쟁터였다. 앞선 다른 대선 때보다 후보들의 별명이나 애칭부터 넘쳐났다. ‘달님’ ‘홍트럼프’ ‘안파고’ ‘국민장인’ ‘심블리’… . 원인은 역시 SNS 때문이다. 이곳 사이버 공간은 딱딱한 분위기와는 달리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원한다. 대선 주자들은 그런 최적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다 짜냈다.

이번 대선때 SNS 위력 발휘
캐릭터 맞게 노골적으로 홍보
다양한 메시지·사진 매일 올려

정치인 감추고 숨기는 불통 대신
작은일도 지지자들에게 알려

적극적 지지 대안 제시까지
입체적 정보 교환·의사교류


◆대선 때 맹활약한 SNS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와 지지자들의 SNS는 오프라인 현장 선거운동만큼이나 뜨거웠다. SNS 선거운동은 진보 진영 후보냐, 보수 진영 후보냐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달 선거운동을 위해 대구를 찾은 당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캐릭터에 맞게 노골적으로 SNS 홍보를 했다. 그는 언론들이 특정 후보 위주로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며 한바탕 불만을 토로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대신)내 페이스북을 보시라”고 외쳤다. 실제 홍 전 도지사는 대선 운동 당시부터 선거가 끝난 지금도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메시지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홍 전 도지사는 어떤 날은 거친 말을 내뱉다가도 또 어떤 날은 자신의 애완견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따뜻한 사진을 올리기도 하며 자신만의 ‘소통’을 했다.

다른 대선후보들도 뒤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대선후보 시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시지, 공약, 사진, 동영상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 선거를 도왔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정도의 차이만 다를 뿐 SNS 의존은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은 당선 이후에도 같은 페이스북을 국민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감추고 숨기는’ 불통 대통령이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국민에게 알리고 소통하는 새로운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SNS를 도구로 쓰고 있다.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는 선거운동 막판 자신의 도보 유세를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해 나름 호평을 받았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각자의 방식으로 SNS를 통해 유권자들과 소통했다.

◆유권자들에게도 SNS는 참여의 장

유권자들도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진정한 쌍방향 시대다. SNS는 후보자 혹은 정치인과 유권자를 직접 연결하는 소통창구가 됐다. 과거 현수막이나 전단을 통해 일방적인 선거운동을 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종전에는 후보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 밖에 접할 수 없었지만, 이제 보다 입체적인 정보교환이나 의사 교류가 가능하다. 유권자 입장에선 선거가 수동적인 방식에서 보다 능동적인 방식으로 확 바뀌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응원의 말을 남기는 것에서부터 정책이나 공약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직장인 신모씨(36·대구시 북구)는 “예전엔 뭔가 쑥스럽고 부담스러워서 정치적인 활동이나 발언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 대선에선 지지하는 후보의 페이스북에 응원글을 남기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방식으로 내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최근 SNS 공간은 또다시 정치인(또는 예비 정치인)들로 달궈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내년에 선거에 나올지 안나올지 궁금하면 그의 SNS를 한번 봐라!” 지역 정치권에서 나오는 우스갯소리다.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SNS 공간 또한 바빠지기 시작했다. 자천타천 내년 지방선거에 나올 가능성이 큰 인사들이 최근 부쩍 SNS로 자기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평소에 얼마나 지역민을 생각하고 지역을 위해 일하는지, 또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를 ‘가급적 티 안나게’ 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정치인의 SNS 활동은 본인이 의도하건 의도치 않건 고도의 전략과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SNS 속 정치인들의 작은 행동, 말 한마디에도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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