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디센트 스터디’ 연 박상욱 한일서적 대표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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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07 08:25  |  수정 2018-03-07 11:03  |  발행일 2018-03-07 제29면
“주민·학생 책읽기 문화 보급 위해 북카페 오픈”
20180307
최근 한일서적 3층에 ‘디센트 스터디’란 북카페를 연 박상욱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 “종이책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책과 함께하겠다”며 미소 짓고 있다.

“지하철 안에서 책읽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요.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여쭤보고 폰카로 사진을 찍어준답니다.”

박상욱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47)은 독서 마니아다. 1964년 선친이 설립한 <주>한일서적(대구시 중구 이천로224)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한달에 평균 10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20~30대 땐 서점일에 전념하느라 책읽을 시간이 잘 나질 않았어요. 10여 년 전 새마을문고에 입회하면서부터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죠. 돌아가신 아버지도 책을 많이 읽었어요. 특히 신문을 10부나 받아봤는데 꼼꼼하게 읽고 스크랩까지 했지요.”

대구 한일서적에 70여평 규모
독서실·공부방·세미나실 갖춰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
2주에 한번씩 인문학모임 개최


한일서적은 처음 대구시청 앞에 문을 열었다. 중구 봉산동 시대를 거쳐 현 위치로 옮겼다. 당시만 해도 대구지역엔 7개의 토박이서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일서적이 대구의 유일한 도서유통사다. 보유장서만 40만권이 넘는데, 대구경북 각 지역 서점에 책을 납품하고 있다. 그가 한일서적을 맡은 건 22년째다.

“제일서적, 본영당, 하늘북 등 대구의 토박이서점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어요. 하지만 부산은 그렇지 않아요. 영광도서, 남포문고, 문우당서점이 있지 않습니까. 전자출판, 스마트폰 등장 등으로 도서·출판업계가 연이어 위기를 맞고 있는데 2000년 후반부터는 눈에 띄게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은 주민에게 책읽기 문화를 보급하고 중구 지역 학생들에게 독서할 장소를 마련해 주고자 최근 한일서적 3층에 ‘디센트 스터디’란 아담한 북카페를 오픈했다. 231㎡(70평) 규모의 공간에 북카페를 비롯해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독서실(1개)과 개인공부방(8개), 그리고 세미나 및 독서토론실(2개) 등을 갖췄다. 개소식날엔 정인호 작가를 초청해 저자와의 대화 시간도 가졌다.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을 3년째 맡고 있는 그는 3년전 ‘독서천국’이란 아침 독서모임을 이끌었다.

“회원 10명이 1주일에 한번 오전 6시에 모여 읽은 책을 갖고 독서토론을 했어요. 1년이 52주인데, 50권을 읽으면 20년이 되는 해에 1천권의 책을 읽겠다 싶어 함께 시작했죠. 4년쯤 하다 그만두고 지금은 2주에 한번 오후 7시에 인문학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문고 지부장으로서 매 홀수달 첫째주 수요일, 동성아트홀에서 ‘영화야 반갑데이’ 행사를 진행하며 문고 회원과 함께 독립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또 4월23일 ‘세계 책의 날’을 비롯해 책관련 행사 때 대구 중구청에 10년째 매년 500권의 책을 기증해오고 있다. 이밖에 칠곡 읍내정보통신학교에 무료로 책을 기증해 매년 ‘나에게 다독다독’이란 행사를 주관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후감 시상과 식사 및 상품권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박 회장은 “‘선친께서 생전 서점은 문화사업이니 자긍심을 갖고 일해라’고 늘 강조했지요. 종이책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할 겁니다”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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