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문을 연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의 아침 풍경은 여느 시골 면사무소처럼 주민과 공무원들이 서로 가족처럼 안부를 묻는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이 같은 평온이 깨어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13분쯤 봉화군 소천면 임기역 인근의 한 사찰에서 스님 임모씨(49)에게 엽총을 쏴 어깨에 총상을 입힌 김모씨(77)가 자신의 차량을 몰고 3.8㎞가량 떨어진 소천면사무소를 찾아오면서 아비규환이 시작됐다.
오전 9시31분쯤 엽총을 든 김씨는 면사무소로 들어오자마자 직원과 민원인들을 향해 “손들어”라고 소리친 뒤 5발의 총탄을 잇따라 발사했다. 누가 김씨를 말릴 틈도 없이 발사된 총탄에 민원 담당공무원 손건호씨(48)와 이수현씨(39)가 순식간에 쓰러졌다. 옆에 있던 임신한 직원 등 10여명은 총격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 일부 여직원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현장에 있던 민원인과 직원 4명은 위험을 무릅쓰고 총을 든 김씨를 제압하면서 상황은 일단 종료됐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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