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2경기 21K·무사사구 비결은 ‘낯선 투구폼’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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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5   |  발행일 2019-04-15 제26면   |  수정 2019-04-15
투구동작서 공 최대한 끌고나와
2.03m 높이서 강속구 내리꽂아
타자, 공 볼 시간 짧아 속수무책
날씨 풀리면 위력 한층 강해질 듯
■ 삼성 헤일리 현재 기록
헤일리 2경기 21K·무사사구 비결은 ‘낯선 투구폼’

KBO리그 지난 주말시리즈(12~14일) 15경기 통틀어 가장 ‘핫’했던 선수는 단연 헤일리(삼성 라이온즈)다. 12일 대구 kt전에 선발 등판한 헤일리는 8이닝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가 끝난 뒤 주요 포털사이트 뉴스부문을 비롯해 각종 야구 커뮤니티는 온통 헤일리의 이름으로 도배됐다. 삼성이 길었던 암흑기를 깨고 역대급 외국인 투수 영입에 성공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헤일리는 직전 등판에서도 10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삼성 역사상 2경기 연속 10탈삼진 이상을 올린 외국인 투수는 헤일리가 최초다. 삼성이 1998년부터 영입한 외국인 투수 중에서도 한 경기 1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헤일리를 포함해 7명에 불과할 정도로 값진 기록이다.

다만, 지난 몇년간 외국인 투수로 인해 마음 고생이 심했던 삼성 팬들은 헤일리의 호투에 대한 지속가능성에 의문부호를 붙일 수밖에 없다. 야구계는 헤일리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단 최근 2경기에서 타선이 점수를 많이 내지 못해 스스로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2경기에서 탈삼진 21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1개도 내주지 않는 완벽함을 보여줬다.

투구 메커니즘 상으로도 국내 타자들에게 헤일리는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헤일리는 신장 195㎝로 타고난 체격 조건을 갖춘 데다 투수 메커니즘마저 이상적이다. 특히 익스텐션(투수가 투구모션을 취할 때 발판을 밟은 발끝부터 공을 끌고 나온 손 끝까지의 거리)이 약 2.06m로 상당히 긴 편이며 릴리즈 포인트(공을 놓는 지점)마저 2.03m로 높다. 쉽게 설명하자면,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오면 다리를 최대한 뻗게 돼 자세가 낮아질 수 있는데 헤일리의 경우 릴리즈 포인트가 높아서 공을 앞으로 끌고 나와도 위에서 내려꽂는 투구가 되는 것이다. 공을 최대한 많이 끌고 나올 경우 타자들이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 게다가 공을 위에서 내려 꽂을 경우 더욱 위력적으로 보인다. 이 두 가지 장점을 헤일리가 갖춘 것이다. 이는 그동안 KBO리그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유형이라서 타자들이 헤일리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직 날씨가 다소 쌀쌀한 점을 감안하면 헤일리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다. 헤일리는 지난 3월31일 낮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오후 5시 이후 경기에 등판했는데, 날씨가 쌀쌀했음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투수들이 날씨가 풀릴 경우 더욱 좋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헤일리는 갈수록 위력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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