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노재관 대구FC 서포터스 그라지예 회장이 8일 오후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확성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국내 프로축구판에 봄이 찾아왔다. 올시즌 전례없던 흥행돌풍이 일어나고 있다. 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주간 브리핑에 따르면 최근 끝난 올시즌 K리그 10라운드까지의 평균 관중수는 8천693명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5천473명) 대비 무려 58.8%나 증가한 수치다. 경기장 밖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K리그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이 올시즌 9라운드까지 2만1천52명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지난해 동기간(1만3천106명)에 비해 60.6%나 상승한 수치다. 누가 뭐래도 올시즌 흥행돌풍의 진원지는 대구FC다. 올해 DGB대구은행파크(이하 대팍)가 개장하면서 가장 뜨거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포함해 3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고, 관중몰이에 취약한 시간대인 평일 밤 경기에도 8천명 이상의 관중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대팍에 가면 즐겁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응원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언제나 대구와 함께해 온 그들의 서포터스 ‘그라지예’다. 팀이 잘나가나 못나가나 늘 곁에 있었던 그라지예야말로 대팍 돌풍의 핵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8일 ACL 조별리그 5차전 대구-멜버른 빅토리와의 경기를 앞두고 대팍을 예열하고 있던 노재관 그라지예 회장과 만났다.
서포터스 가입 15년 만에 첫 우승 감격
K리그·ACL 성적도 좋아 너무 즐거워
관중이 익숙한 멜로디로 응원가 준비 중
어깨동무하며 함께 부르면 명장면 연출
‘대구 축구돌풍’ 끊기지 않도록 도울 것
홈·원정팀 버스주차장 한공간에 자리해
자칫 팬들간 안전상 문제 생길까 걱정도
▶대구가 지난해 FA컵 우승 이후 전성기를 맞고 있다. 10여년을 함께한 서포터스로서 감회가 남다를 텐데.
“먼저 우승이란 것은 정말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눈에 담고 싶은 장면이다. 2004년에 서포터스에 가입했는데, 무려 15년 만에 첫 우승(지난해 FA컵)의 감격을 느꼈다. 우승을 이룬 덕에 올해 ACL 출전 티켓도 따냈고, 오늘처럼 ACL 응원전도 펼칠 수 있게 됐다. ACL뿐만 아니라 본 무대인 K리그에서도 성적이 좋아서 너무 즐겁다. 감회?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지금 현재가 그저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새 구장 응원 문화를 그라지예가 주도하고 있다.
“일단 새 구장으로 옮겨오면서 매진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웃음) 이렇게 모든 관심이 팀에 쏠릴 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축구장에서 축구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응원하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팍을 찾아오는 많은 관중이 그라지예와 함께 응원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관중들이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익숙한 멜로디의 응원가를 준비하고 있다. 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단순한 응원가사를 준비 중이다. 구단과 협력을 통해 전광판에 응원가를 띄우려고 한다. 그리고 응원석에서는 그라지예가 관중들에게 응원 가사집을 나눠주고 있다. 관중들이 최대한 함께 따라 불러줬으면 좋겠다. 특히 우리 선수가 골을 넣으면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부르는 노래가 있다. 그라지예뿐 아니라 모든 관중이 같이 따라해 준다면 그것만큼 멋진 장면은 없을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서포터스로서 대팍의 좋은 점과 보수해야 할 점을 지적한다면.
“일단 기존 대구스타디움은 알다시피 종합경기장이라서 축구를 보기엔 최악의 경기장이다. 그런 경기장에서 10여년을 넘게 봐 오다가 지금 대팍에 왔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웃음). 관중석에선 선수들이 말하는 것까지 들리고, 양면이 지붕인 탓에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아 선수들에게 우리의 응원이 더욱 가까이 들린다. 그라지예를 비롯한 대구팬들의 응원은 이미 대한민국 중심에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현재 대구 선수단 버스와 원정팀버스의 주차공간이 붙어있다. 그러다보니 홈 팬들과 원정 팬들이 같은 공간에 있게 되는데, 혹시나 안전상의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된다.”
▶올시즌 대구의 경기력이 좋다. 3대 대회에서 어떤 성과를 낼 것 같은가.
“일단 리그에서는 상위스플릿 진출 이후 3위 이상의 기록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리그 3위다. 출발이 매우 좋다. 특히 대팍에서 우리 선수들이 리그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현재 경기력도 너무 좋다. 빠른 역습과 젊은 선수들의 투지, 세징야, 에드가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 등을 고려한다면 대구는 올해 3위 이상을 노려 볼 만하다. FA컵은 다시 한 번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 괜히 무서운 게 아니다. 우승도 우승을 해 본 팀이 안다고 한다. 댑스가 크지 않지만, 로테이션만 잘 돌린다면 충분히 이번 시즌도 우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ACL은 4강 내지는 결승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람은 꿈을 크게 가지라 했다. 모두가 대구의 ACL 진출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보란 듯이 대구는 그 걱정을 열광으로 바꿔줬다. 지옥의 호주 멜버른 원정에서 3-1 역전승을 일궈냈고, 중국 최고의 팀이라고 불리는 광저우와의 경기에서 3-1 대승을 거뒀다. 비록 히로시마전에서 2연패 한 것이 뼈아프지만, 남은 광저우 원정에서 반드시 16강행 티켓을 따낼 것이라 본다. 16강 진출이후에는 우리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구가 현재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보강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냉정히 지적해 준다면.
“리그와 FA컵, ACL 등 3개 대회를 병행하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 일단 3, 4월 일정이 정말로 살인적이었는데 이로 인해 에이스인 세징야가 부상을 입었다. 대구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선수층이 매우 얇은 편이다. 앞서 보인대로 3개 대회를 병행하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돌풍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올 여름 선수 보강이 필요하다. 선수 보강이 반드시 이뤄졌으면 한다.”
▶그래도 현재까지는 지역에서 축구보다는 야구가 더 인기가 높은 게 사실이다. 축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대구와 그라지예가 나아갈 방향은.
“일단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구는 성적이나 흥행 모든 것이 완벽하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지금처럼 경기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열심히 뛰어주면 된다. 흥은 우리 그라지예가 돋우겠다. 대팍을 지금처럼 직관하고 싶은 구장으로 만들어 대구에서 축구돌풍이 끊임없이 일어나도록 돕겠다.”
▶끝으로 조광래 사장을 비롯한 대구 경영진과 프런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 너무나도 잘해주고 있고, 늘 고생이 많으시다. 지금처럼 그라지예와 함께 소통해주고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늘 대구를 위해 함께 나아갔으면 한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