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왼쪽 두번째)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이 내년 4·15 총선 공천에서 현역의원 절반 이상을 ‘물갈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인적 쇄신을 위해 공천 단계에서 현역 의원 3분의 1 이상을 ‘컷오프(공천 배제)’할 계획이다. 대구경북(TK) 현역 한국당 의원 21명(비례대표 당협위원장 포함) 중 적어도 7명은 공천 단계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당 총선기획단 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공개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박 사무총장은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개혁공천을 하겠다”며 “교체율을 높이기 위해 현역 의원 3분의 1 이상 컷오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출마 의사가 있는 현역의원 중 33%를 탈락시키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과 비례대표를 포함해 50% 이상을 새 인물로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현역 컷오프 기준은 지역구에 적용됨에 따라 현재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하위 30명가량이 공천에서 배제된다. 비례대표(17명) 및 총선 불출마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의원(108명) 중 54명 이상이 교체 대상인 셈이다.
이는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적쇄신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대 총선 때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현역 의원 교체율은 41.7%, 20대 총선은 23.8%였다.
대구경북(TK)은 역대 총선에서 한국당 물갈이의 중심이었던 만큼, 교체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20대 총선 당시 TK에선 60%의 물갈이(대구 75%·경북 46%)가 이뤄진 바 있다. 따라서 한국당이 밝힌 기준(TK 컷오프 7명·50% 교체율 적용시 10명)보다 더 많은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 측은 컷오프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반발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총선기획단 이진복 의원은 “과거처럼 누구를 찍어내기 위한 룰을 만드는 게 아니다”며 “모두에게 똑같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룰을 적용하면 의원들도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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