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블루택시’ 대구 출범…“처우 악화” 업계 반발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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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4   |  발행일 2019-12-04 제6면   |  수정 2019-12-04
1천대 규모 오늘부터 정식서비스
노조“강제배차로 콜선택권 없어
선발기준 모호…콜비도 회사독점”
2천여명 참석 대규모 집회 신고
20191204

4일 카카오모빌리티 자동배차 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블루 택시’(이하 T블루) 출범식이 예정된 가운데, 대구지역 택시업계가 들끓고 있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이하 택시노조)는 이날 최대 2천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 신고를 내놓은 상태다.

40여개 대구지역 법인 택시를 가맹 회원사로 두고 있는 DGT모빌리티(이하 DGT)는 카카오 모빌리티 자회사인 KM솔루션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난달 28일부터 T블루를 운행 중이다.

이는 앱을 통해 택시를 부르면 주변 차량이 강제 배차되는 시스템으로, 대구 일반 중형택시 기본운임(3천300원) 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무료 또는 최대 1천원의 서비스 이용료가 붙는다. 4일 정식서비스는 1천여대 규모로 시작한다.

3일 오후 2시쯤 취재진은 남구 대명동 한 음식점 앞에서 수성구청까지 구간으로 T블루를 불렀다. 미리 앱에 등록해둔 신용카드로 택시 예상요금을 자동결제하면 T블루가 배차되는 방식이다. 취재진이 이날 부른 택시는 7분 후 도착했다. 택시 기사는 승객이 탑승할 때까지 그 승객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다. 이날 만난 30여년 경력의 손모 기사(65)는 “1주일 정도 이 시스템에 적응 중인데, 확실히 이전보다 승객들을 많이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고객 응대 교육, 디지털 교육 등을 하루 4시간씩 2번 받았고 공기감지기를 설치하는 등 차내 환경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목적지에 도착 후 예상 요금으로 결제한 9천100원은 다시 자동 입금됐고, 8천800원의 택시비와 1천원의 이용료가 출금됐다. 1천원의 이용료와 T블루를 타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 등은 아쉬웠지만 그 외 택시기사, 환경적 측면 등에서는 만족할 만했다.

하지만 지난 2일 택시노조는 DGT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DGT가 △종사원 선별가입 △강제배차 및 강제노동 △불법파견 △회사의 콜비 수익 독점 △차량내부 편의장비 설치 차별 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들은 “DGT가 대구지역 택시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조 등과 구두 합의한 △종사할 운전기사 선정 및 변경시 노조와 협의할 것 △운전기사 근로조건을 현행 단체 협약 및 임금협정서에 따르고, DGT에 종사하는 조건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하지 않을 것 등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대구시로부터 택시 가맹면허를 취득하자마자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종사원을 뽑는 기준이 모호한 데다 말만 번지르르할 뿐 사실상 기업에 돈을 가져다 바치고 노동자를 더 열악한 처우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법인 소속 기사들이 카카오 모빌리티의 조종을 받게 하는 등 불법파견 의혹을 떨칠 수 없고, T블루 기사냐 아니냐에 따라 한 회사 법인 내의 직원들 사이도 ‘편’이 갈라지고 있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김기웅 택시노조 조직정책지원국장은 “만약 한 택시 법인의 종사원 50명 중 10명을 T블루에 종사시킨다고 하면, 그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또 지금까지의 콜 시스템이면 기사 본인이 자신의 상황을 판단해 콜을 잡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자신의 선택권이 없다. 제때 밥 먹을 수도 없고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싶어도 부르면 현장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이를 어기면 페널티가 쌓인다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강제노동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기존에는 고객들이 내는 콜비는 기사들의 수입이었는데 카카오T앱을 이용할 경우는 카카오 모빌리티로 입금된다. 이를 두고 어떻게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라 말할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DGT 한 관계자는 “(노조 측의 주장 등) 관련 사항에 대해 답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수익구조 등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4일 있을 집회와 노조 측의 주장 등에 대해 “당사자들끼리 협의 해결할 문제일 뿐 대구시에서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 원만하게 타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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