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아이스' 사고지점 염화칼슘 안 뿌렸다

  • 입력 2019-12-16 00:00  |  수정 2019-12-16
위탁업체 "막혀서 그곳만 빼고 살포했다"…민자운영회사 주장과 달라
결빙·교량 안내 표지도 없어…회사 홈페이지엔 "열선 처리 시급"

 30여명 사상자를 낸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아이스' 사고 당시 현장에 염화칼슘이 살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주-영천고속도로 제설작업 위탁업체 관계자는 16일 "사고 당일 염화칼슘 살포작업을 했지만 사고 지점은 (사고로) 막혀서 그곳만 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를 뒷받침 하듯 한 운전자는 사고 직후 "브레이크를 살짝 밟으니까 내 차도 막…그때부터는 브레이크도 필요 없었다. 제멋대로 들이받고 튀어나오고 그래서 나와서 보니까 전부 다 얼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속도로 민자운영회사 측은 이와 다른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애초 ㈜상주영천고속도로 측은 지난 14일 사고 발생 후 "오전 3시 30분부터 염화칼슘 살포 차량 운행을 시작했고, 사고 구간에 살포작업을 한 직후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도 회사 관계자는 "제설작업을 하는 고속도로 관리 전문업체가 따로 있는데그 업체가 사고 발생 전 염화칼슘을 뿌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새벽 비슷한 시각 양방향 도로에서 각각 발생한 연쇄 추돌사고는 7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경찰은 적은 양의 눈이나 비에도 도로가 얇게 얼어붙는 블랙아이스(black ice) 때문으로 일단 추정했다.
 당시 경북 군위군 소보면 일대에 0.7∼0.8㎜ 비가 내렸고, 사고 지점이 모두 교량 부근이어서 빗물이 추위에 얼어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적은 양의 비에 도로가 얼어붙는데 사고 구간에 결빙 우려가 있다거나 교량이 있다고 안내하는 표지판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고속도로 교량 부근 등은 다른 구간보다 기온이 낮아 눈이나 비가 내리면 블랙아이스 발생 등 결빙에 취약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상주영천고속도로 관계자는 "사고 지점에서는 그동안 결빙 사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속도로에 적극적인 열선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주영천고속도로 홈페이지에는 '블랙 아이스 예상 도로 열선 처리', '사람 잡는 블랙 아이스. 열선 처리 시급' 등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상주영천고속도로에는 열선을 설치한 구간이 아예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열선을 설치하게 되면 도로 건설 사업비가 늘어나고 그만큼 통행료가 비싸져 고객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번 사고를 조사하는 군위경찰서는 교통안전공단 등과 합동 조사를 벌이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상주영천고속도로 회사를 상대로 도로가 안전장치를 제대로 갖췄는지, 사고 전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14일 오전 4시 43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영천 방향 차로에서 화물차 등 차 20여대가 연쇄 추돌하고 불이 나는 사고가 일어난데 이어 5분 후 4㎞가량 떨어진 반대쪽에서도 10여대가 연쇄 추돌했다.


 2곳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모두 7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으며, 화물차 등 8대가 불에 타는 등 차 44대가 파손됐다.
 상주-영천고속도로는 낙동JCT에서 영천JCT까지 이어지는 94km 구간으로 민간자본으로 건설해 2017년 6월 개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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