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4관왕' 봉준호 서적&영화 재조명..."단순 신드롬 넘을 것"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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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1 12:07  |  수정 2020-02-11 13:05  |  발행일 2020-02-1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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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의 봉준호 특별전. 교보문고 홈페이지 캡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거머쥐면서, 봉 감독의 영화 각본집과 '기생충'을 비롯한 봉 감독의 다른 영화들까지 재조명받고 있다.

우선 아카데미 바람이 국내 서점가에도 상륙했다.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수상자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처럼, 아카데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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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 극장에서 기생충을 재개봉했다. 일년 전 개봉한 작품이지만, 이례적으로 다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수상한 봉 감독 관련 서적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들려온 이후 '기생층' '마더' 등 봉 감독의 주요 영화 각본집과 스토리북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베스트셀러 차트 역주행을 하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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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각본집 세트
봉 감독의 '기생충' 각본집이 평소 대비 20배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1일 교보문고 '인터넷 일간 베스트셀러' 1위에 '기생충' 각본집이 올랐다.

'기생충'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 세트로 이뤄진 이 패키지는 봉 감독이 직접 쓴 각본, 직접 그린 스토리보드로,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어떻게 감독의 머릿 속에서 구성되고 또 스케치됐는지 그 과정을 담고 있다.

'기생충' 각본집 외에도 봉 감독의 또다른 대표작인 '마더'의 시나리오 등을 담은 '마더 이야기'도 첫 출간(2009년) 10년이 지났지만, 교
설국열차
지난 2017년 영남일보 '지방분권 시리즈' 머릿기사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비중있게 등장했다. 봉 감독의 영화는 사회의 부조리를 설명하는데 인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지녔다.
보문고 '인터넷 일간 베스트셀러' 예술-대중문화 부문 2위에 새로 진입했다.
이처럼 독자들의 관심이 뜨겁자, 서점들은 '봉준호 & 기생충 특별전'을 마련해 봉 감독 관련 서적을 판매하거나 기념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화 재개봉 소식도 들린다.
지난해 5월 개봉됐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극장에서 재개봉된다.
CGV는 오는 25일까지 전국 32개 영화관에서 '특별전'을 마련해 '기생충'을 재상영하고, 티켓 가격도 할인(7천원)해준다. CGV 측은 '기생충'을 아직 못보거나 다시 보고 싶어하는 국민들을 위해 해당 행사를 마련했다.

넷플릭스 등을 통해 '봉 감독 영화 다시보기'도 인기다. 현재 넷플릭스에는 '설국열차' '옥자' '살인의 추억' '마더' 등 봉 감독의 대표작들이 올라와 있어, 언제든지 봉 감독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다.

영화 애호가들은 봉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이 단순한 짧은 신드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봉 감독의 영화가 우리나라 사회 전반을 그리고, 풍자하고, 메시지를 던져왔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 부조리를 설명하는데 있어 봉 감독의 영화는 좋은 인용물이 돼왔다. 봉 감독의 영화와 그 속의 메타포들은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어딘가에 대입해도 맞아떨어지는 마력이 있다.

봉 감독의 오랜 팬이라는 한 30대 대구시민은 "봉 감독의 영화를 보면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해보게 되고, 인간을 향한 철학을 발견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이번 아카데미 4관왕이 단순한 신드롬을 넘어 오랫동안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봉 감독은 자신의 영화들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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