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거래 361명 세무조사…'초등생 집주인' 여전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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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4   |  발행일 2020-02-14 제12면   |  수정 2020-02-14
30대 이하 꼼수·편법증여 조준
고액 전세입자도 자금출처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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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값 급등 지역에서 일정한 소득이 없는데도 고가 아파트를 사거나 전세를 얻은 사람들 중 탈루혐의자 361명(법인36개)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부모로부터 불법 증여받은 돈으로 부동산 거래를 한 30대들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13일 "작년 하반기 부동산 과열 상태였던 서울 등 대도시에서 부동산을 거래한 사람 중 탈루 혐의가 확인된 361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세무조사 대상에는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를 국세청이 분석해 탈세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173명과 국세청의 자체 조사 결과 자금 출처가 불명확한 고가 주택 취득자 101명, 고액 전세입자 51명, 부동산 등 법인 36개가 포함됐다.

연령별로는 30대가 207명으로 가장 많고, 40대(62명), 20대 이하(33명), 50대 이상(23명) 순이었다. 30대 이하 탈루혐의자가 전체의 약 74%에 이른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 구매자 중 30대 비중은 28.8%를 차지해 40대(28.7%), 50대(19.4%)보다 많았다.

국세청 자체 조사 결과 탈루혐의자로 분류된 사례에는 뚜렷한 자금출처 없이 고가 아파트를 사면서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한 부모로부터 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30대 맞벌이 부부, 신고 소득과 비교해 너무 비싼 아파트를 취득한 20대 개인 서비스업체 운영자 등이 포함됐다.

고액 전세입자에 대한 조사도 눈길을 끈다. 고액 전세금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편법으로 증여 받은 전세금은 다른 부동산 취득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합산과세를 피하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보이는 소규모 부동산업 법인과 다주택 임대업자 등 36곳도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차입금을 기반으로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거나 전세로 입주한 경우 차입을 가장한 증여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과 관련된 세금 탈루행위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검증할 것"이라면서 "정당한 세금 납부 없이 부당한 방법으로 부의 대물림이 이뤄지지 않도록 부동산 거래 과정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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