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쏙쏙 인성쑥쑥] 마땅히 학문에 힘쓰라(當勉勵)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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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7   |  발행일 2020-02-17 제18면   |  수정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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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면 학교는 새 학기를 맞이합니다. 지난 금요일 대구중리초등 운영위원회가 열렸습니다. 2020학년도 학사일정 외 10가지가 넘는 계획들을 심의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중리인성교육 운영 계획은 '다·채·꽃 교육과정을 통해 함께 사는 삶 가꾸기'라는 실천 계획이었습니다. 금방 읽어 보아도 말이 참신하고 아름다워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인성 터 다지기, 인성 채우기, 인성 꽃 피우기'에서 첫 말을 따왔다고 합니다. 김명옥 교장의 성품처럼 간략하면서도 요점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실천 계획이었습니다. 인성교육의 목적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좋아할 듯합니다.

필자가 대구중리초등을 떠난 지 6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때는 지·정·의를 기르기 위하여 옛날 방법의 '신언서판(身言書判)' 교육을 하였습니다.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조리 있게 하며, 글을 상황에 맞게 쓰고, 옳고 그름의 판단력을 기르자'고 실천계획을 세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당시의 언어들이 매끄럽지 못하고 식상한 말이어서 촌스럽습니다.

중국 진나라의 도연명은 '우리의 삶은 뿌리도 꼭지도 없다. 흩날리는 길 위의 티끌 같은 것. …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두 번 오지 않으니, 젊었을 때에 당면려하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당면려(當勉勵)'는 '마땅히 학문에 힘쓰라'는 뜻입니다.

이 글은 명심보감의 권학편에 나옵니다. 필자는 서당에서 배웠습니다. 또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은 틈만 있으면 "오늘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열심히 배우고 익혀라!"고 일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뿌리도 꼭지도 없다'는 말은 '처음과 끝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새벽은 절대로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때맞춰 마땅히 학문에 힘써야 합니다. 제멋대로 나뒹굴면 학문의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맹자는 '학문하는 방법은 다른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나 개는 잃어버리면 찾아 나섭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찾으려 노력합니다. 맹자는 '어짊이 사람의 마음이고, 옳음이 사람이 걸어가는 바른길'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람이 걸어가야 할 바른길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또 마음을 잃고도 찾으려 애쓰지 않습니다. 도덕심이 숨어버리고 마음을 잃는 것은 물욕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문하는 방법엔 인성이 중요합니다. 머잖아 교정에도 따스한 봄이 오겠지요. 마땅히 학문에 힘써야 합니다.

박동규<전 대구중리초등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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