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늦게 결혼하면 좋다?

  • 김기오
  • |
  • 입력 2020-08-05 10:11  |  수정 2020-08-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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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결혼해야 한다.”
“늦게 결혼하면 좋다.”

시중의 철학관을 찾아가서 본인의 결혼문제나 자녀의 결혼문제를 물었을 때 이런 말을 들은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녀들은 “어디 가서 물으니 넌 늦게 장가가야 된다 카더라.”, “넌 일찍 시집가면 안 좋다 카더라. 천천히 시집가거라.”라는 말을 어머니로부터 적잖이 들었을 것이다.

‘늦게 결혼해야 한다’는 말은 참 가당치도 않은 소리여서 왕년에 이에 대한 반박의 글을 쓰기도 했고, 대꾸할 가치도 없는 소리여서 흘려버리곤 했지만 여전히 이런 말을 하는 철학관이 상존하니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대꾸를 해야겠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라 했다. 인륜지대사에 관한 조언을 듣고 싶어서 찾아간 사람들에게 ‘늦게 결혼하면 좋다’는 말만 툭 던지고 그 이유를 명백히 설명해주지 않는(못하는) 철학관이 횡행하고, 그런 철학관을 찾아가고 그 철학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이 안타깝다.

최근 지인이 오랜만에 연락을 해왔다. 30대의 딸이 사귀는 남자가 있는데, 궁합을 보고 싶다고 했다. 평소 그 딸은 혼기에 이르러서도 결혼할 뜻은 없다면서 혼자 살 마음을 먹고 있던 터에 느닷없이 남자가 생겼다고 하니, 부모로선 환호작약할 할 일이어서 그 남자를 만나보기도 전에 서둘러 궁합부터 보기로 했다고 한다. 이 이전에 이미 그 딸은 만세력 앱을 내려받아서 저희들의 사주를 입력해 보았고, 서울 어느 철학관에 가서 물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 딸이 어느 철학관에 가서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서두와 같았단다.
“늦게 결혼해야 한다.”

‘딸이 왜 늦게 결혼해야 하느냐는 근거는 뭐라고 하더냐’고 필자가 지인에게 물으니 그 철학관은 ‘그냥 무조건 늦게 결혼해야 좋다’는 말만 하더란다. 이건 명리(命理)가 아니다. 명리는 음양의 조화와 부조화, 오행의 상생과 상극 등등의 이론을 갖추고 있다. 이런 이론에 근거하지 않은 채 무작정 ‘늦게 결혼해야 좋다’는 말은 정답도 아니고 해답도 아니다, 솥뚜껑으로 자라 잡는 식이요 대충 얼버무리는 얼렁뚱땅에 지나지 않는다.

미혼의 처녀가 결혼문제를 물었으면 최소한 배우자 복과 운이 어떠한지, 자식 복과 운은 어떠한지, 인연운은 언제 아름답게 오는지 등은 답을 해줘야만 명리의 기본을 갖춘 철학관이다. 명리의 기본을 갖추지 않은 채 도사입네 하고 행술하는 자들이 많으니 사주가 미신 취급을 받고 천시를 당한다. 음양오행의 이치도 학습하지 않은 채 눈치로 인생을 논하고, 애매한 문제에 봉착하면 구렁이가 담을 넘어가듯 넘어가고,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말재주로 얼버무려도 잡혀갈 일이 없으니 엉터리가 횡행한다. 슬픈 현실이다.

‘늦게 결혼해야 한다’는 소리는 매우 성의가 없고 무책임한 말이다. 그래서 반문이 나온다. 첫째 ‘늦게’가 언제란 말인가. 40세인가, 50세인가, 60세인가, 70세인가? 둘째 왜 늦게 결혼해야 하느냐? 셋째 늦게 결혼하면 왜 좋으냐? 넷째 일찍 결혼하면 무슨 문제가 생기느냐? 철학관에 상담하러 간 사람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꼬치꼬치 캐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철학관은 이런 질문에 답을 올바로 해줘야 한다.

그 딸(기사년 경오월 무진일 무오시)의 타고난 성격, 자식복, 배우자복에 대하여 필자가 지인에게 알려준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타고난 성격:책임감이 매우 강하고 신뢰를 중시한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뚜렷하다. 현모양처 형이며 다재다능하다. 자립심이 강한 한편 아집이 강하다. 독단적이며 자기중심적이다.
△자식복:임신과 출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배우자복:매우 나쁨. 첫째 무관(無官)여자이기 때문이다. 官은 배우자 코드인 관성(官星)의 준말이니 무관여자란 사주에 남자 없는 여자란 뜻이다. 무관하니 인연이 잘 안 닿거나 닿아도 나쁜 조건의 남자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결혼 후에도 남편으로 인하여 고난을 겪을 소지가 많다.
둘째 상부(傷夫/喪夫)여자이기 때문이다. 남자(관성)의 정기를 빼는 인성(印星)이 과도하게 많고, 관성의 뿌리(재성財星)를 잘라버리는 비건(比劫)이 지나치게 많다. 따라서 배우자는 무능해지거나 하는 일에 실패하거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그래서 배우자와 이별(별거, 이혼, 사별) 우려가 높다. 소위 과부팔자다.
셋째 부성입묘(夫星入墓)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부성입묘란 남편이 무덤 속에 들어 있다는 뜻이다. 배우자가 재난·사고 · 질환 등으로 먼저 세상을 떠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넷째 본인의 성격(아집·유아독존)으로 인하여 배우자가 바람을 피울 수 있다.
△결론:남자쪽에서 보면 최악의 신붓감이다.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궁합을 통해 배우자를 선정해야 한다.

그 딸의 사주를 구성하는 오행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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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서 木은 관성(남자/남편), 火는 인성, 土는 비겁, 金은 식상(食傷/자식), 水는 재성이다. 오행의 상생(木생火, 火생土, 土생金, 金생水, 水생木)과 상극((木극土, 火극金, 土극水, 金극木. 水극火)의 원리를 이해하면 앞에서 말한 ‘남자(관성)의 정기를 빼는 인성(印星)이 과도하게 많고, 관성의 뿌리(재성財星)를 잘라버리는 비건(比劫)이 지나치게 많다. 따라서 배우자는 무능해지거나 하는 일에 실패하거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말을 조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요즘 젊은이들은 사주를 애용하는 시대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사주 사이트가 넘쳐나고 사주를 보는 만세력 앱도 많이 나왔다. 무료로 사주를 봐준다는 곳도 많다. 이는 미끼 상품이다. 돈을 주고 상담을 해주는 곳이든 무료로 봐주는 곳이든 현명하게 선택해서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주는 운명이다. 자기 사주를 자기가 보려면 올바로 공부해야 하고, 자기 운명을 전문가에게 물으려면 그 전문가를 잘 찾아야 한다.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명의를 찾듯이.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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