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원전' 실체적 진실규명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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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2   |  발행일 2021-02-02 제27면   |  수정 2021-02-02

검찰이 공개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공소장'에 탈원전을 밀어붙인 정부가 북한에는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게 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9년 12월 감사원 감사 직전에 산업부 공무원들이 삭제했다는 파일 530개 중에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과 관련한 문건 17개가 포함됐다. 이 파일은 모두 '뽀요이스(pohjois)'라는 폴더에 담겨 있었다. 뽀요이스는 '북쪽'이라는 뜻의 핀란드어다. '북한원전추진'의 줄임말로 추정되는 '북원추'라는 이름의 하위폴더도 있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밀어붙이기 위해 '경제성 조작' 등 온갖 무리수를 동원하면서 뒤로는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기는 일이다.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원전 건설 추진' 운운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 원전 건설을 지원하는 것은 안보와 직결되고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국가적 사안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선을 넘은 정치공세이자 색깔론"이라고 반박한다. 대북제재 상황에서 미국이나 국제사회 모르게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도 한다. 실무자의 정책 아이디어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산업부 공무원이 삭제했다는 보고서는 여전히 산업부 내부에 파일 형태로 남아있다는 일부 보도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나친 정치공방은 바람직하지 않다. 팩트를 빨리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야권의 요구대로 국정조사와 특검을 모두 수용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주장대로 문제가 될 것 없는 문건이라면 사태의 전모를 명명백백히 밝힐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수용하는 게 정도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부인과 민주당의 전유물이 된 과거 프레임인 북풍몰이로 되치는 방법은 국민적 오해만 더하게 된다. 국민은 탈원전 정책과 대북원전건설 지원을 둘러싸고 정부가 어떤 계획을 세웠고, 또 실행했는지 소상히 알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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