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범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
◆차관급 이상 정부위원 확대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지난달 25일 국회의원이 차관급 정부위원을 겸임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법 제29조 1항에 따르면 '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직 이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개정안은 이러한 국회의원의 겸직 범위를 차관급 이상 정부위원으로 확대한 게 핵심이다. 이 법안이 통과 되면 한 부처에서 국회의원 2명이 각각 장관과 차관을 맡는 게 가능해진다. 김 의원은 "부처 칸막이로 대변되는 관료사회의 경직성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청와대와 행정부 사이에 보다 원활한 소통을 통해 국정과제 추진에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이 가능해진 것은 박정희 정권 당시인 1969년 3선 개헌부터다. 1963년 헌법은 '국회의원은 국무총리·장관 등을 겸할 수 없다'는 명문 규정을 뒀다. 3선 개헌 때 이를 고쳐 의원의 총리·장관 겸직을 허가하도록 길을 열었다. 행정부의 입법부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3선 개헌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
◆셋 중 한 명 '의원 장관 '
문재인 정부 들어 입각하는 국회의원은 예전 정부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과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각각 10명, 11명, 10명의 의원 출신 장관이 임명됐다. 문 정부에서 입각한 현역 의원 45명중 총 17명(38%)이다.
2017년 5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4명의 현역 의원으로 시작해 정세균 국무총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현역 의원들이 장관에 임명됐다. 또 20대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이인영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통일부 장관으로, 여당과 정부 간 정책 조율 역할을 하는 정책위 의장 자리의 한정애 의원이 지난해 말 환경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18명의 장관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 등 6명이 의원 겸직 장관이다.
◆'확대'가 아니라 '금지'해야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오랫동안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있었다. 행정부와 여당이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삼권분립이 명시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정부 고위직을 겸하는 게 타당하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경우 입각한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그만둬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국무위원 겸직 문제는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의 권한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며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삼권분립의 훼손 외에도 장관을 겸한 의원은 의정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장관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라도 하지만, 차관은 청문회 대상도 아니다. 각 정당이 첨예하게 다투느라 표 대결이 필요할 때는 장관을 겸한 의원도 당의 요청에 따라 회의장에 출석한다. 장관을 겸한 의원의 본회의 표결을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된 적 있으나 이 또한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금은 '차관직 겸직 허용'이 아니라 오히려 '장관직 겸직 금지'가 시급한 때다. 국회의원의 총리·장관 겸직 가능 조항은 헌법이 아닌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 따라서 까다로운 개헌 절차가 아닌 국회법 개정만으로도 겸직금지가 가능하다.
여기에 헌법 제43조는 '국회의원은 법률이 정하는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원 겸직을 허용한 국회법이 위헌이라는 것이다. 삼권분립 훼손과 국회의원 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오히려 시민이 나서서 위헌 소송을 제기해야 할 판이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경오미자 하프마라톤대회]가을 문경 달린 3천여 명…오미자마라톤 첫 대회부터 ‘흥행’](https://www.yeongnam.com/mnt/webdata/content/202610/5_26.10_.15_오미자_하프마라톤_썸네일_출력본2_.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