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으로 가는 길 '정계 지각변동' 요동친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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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8   |  발행일 2021-04-08 제3면   |  수정 2021-04-08 07:32
대권 잠룡들의 득실
내년도 '대선 시계'가 이번 4·7 재보궐 선거를 계기로 급격히 빨라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대선을 11개월여 앞둔 시점에 치러진 만큼 일찌감치 '대선 전초전'으로 불렸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선거 과정에서 각각 '정권 재창출'과 '정권 심판론'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 '정권 심판'인 만큼 대선 정국은 야권을 중심으로 막이 올랐다. 다만 현재 여론과 정치 지형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 쏠려 있다기보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에 집중된 만큼 향후 대선 레이스를 고려했을 때 야권 개편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여당 역시 패배에 대한 수습책이나 지도부 책임론으로 당내외 일부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현 상황이 이어질지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 국민의힘

단일화 거치며 野 구심점 확인
조기 반문연대 본격화 가능성
윤석열 이달 정치행보 나설 듯
선거 전면에 선 유승민도 주목

◆국민의힘 '반문연대'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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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홍준표·유승민·안철수.(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승리로 '반문(反문재인) 연대'의 구심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얻게 됐다. 올해 초만 해도 선거 승리 가능성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까지 야권 단일화를 거치며 제1야당의 힘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정치권은 국민의힘이 조기 반문 연대 구성으로 대권 레이스를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보궐선거 이후 차기 대선을 위한 '정계 개편'이 불가피한 만큼 보수 야권 주자들이 국민의힘으로 모여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야권 대선주자들이 모두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뭉치는 '범야권 통합 정당'이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의 경우 경선 과정에서 합당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공동 전당대회 등을 거쳐 대선 주자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단일화 이후에도 직접 유세장에 나서는 등 총력을 기울인 만큼 '대선 재도전'의 길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번 선거에서 직접적으로 나서진 않았지만 분명 '데뷔전'은 치렀다. 일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선거가 민주당 소속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야권의 대표 주자임을 '증명'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이례적으로 사전투표 공개 일정에 나서며 정치권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르면 이달부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내 인사 중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복귀 이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던 유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중앙 정치 전면에 다시 섰다. 또한 유 전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배수진을 쳤다"며 향후 대권 레이스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구갑) 의원 역시 대선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홍 의원은 사실상 복당의 '걸림돌'이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는 만큼 국민의힘 복당 시기가 관심을 모은다.

■ 민주당

이낙연 '보선 책임론' 못 면해
대선주자 입지 크게 줄어들어
이재명 독주체제 더 굳어질 듯
최대약점 非文 꼬리표도 희석


◆민주당 '이재명 독주'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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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정세균.(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로 대선 주자들이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됐다. 특히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당 대표 재임 시절 보궐선거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당헌·당규 개정을 주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책임론'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대선 주자로서 이 위원장의 입지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특히 당내 대권 주자 중에서는 우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체제'가 더 공고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親문재인) 세력이 패배한 선거인 만큼, 이 도지사의 최대 약점이었던 '비문(非문재인)' 꼬리표 역시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선거 패배 수습 과정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빨리 유력 주자 중심으로 세를 결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 도지사의 영향력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르면 다음 주 사의를 표명한 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전망이다. 서울·부산시장 보선 패배할 경우 호남·경제인 출신인 점을 내세워 친문 세력을 흡수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라는 평가다.

이외에 제3 후보론도 거론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두관·이광재 의원 등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여권 재편과 맞물려 이 도지사가 독자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실제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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