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호 초대 한복진흥원장 "한복, 최고 문화상품…우아함 살린 디자인 고민해야"

  • 이하수
  • |
  • 입력 2021-05-19  |  수정 2021-05-19 07:28  |  발행일 2021-05-19 제3면

2021051801000513800020161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한복 사업체가 2015년에 3천954개에서 2018년 3천457개로 13% 감소했습니다.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예전에 많던 한복집이 눈에 잘 안 띌 정도고 대여점이나 가끔씩 보이는 상태입니다."

이형호〈사진〉 초대 한국한복진흥원장은 "한때 우리나라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대구의 섬유산업이 쇠퇴일로에 놓여 있는데, 한복산업은 더욱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한복산업을 이대로 두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한복이 가지고 있는 전통성과 상징성은 우리 문화의 상당히 소중한 자산이고 핵심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살리고 발전시키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

이 원장은 한복의 부흥을 위해 한복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제안했다.

"한복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 보면 입는 데 대한 불편함과 다른 사람의 시선에 따른 부담감을 제일 큰 이유로 꼽습니다. 한복을 입고 나타나면 마당쇠 옷을 입었냐? 도인이냐? 한다는 겁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 입는 한복 정도면 과거의 시점에서 보면 당대 최고의 기술과 장인정신이 담긴 최고의 문화상품인데도 말이죠."

이 원장은 "한복은 어느 정도 가격을 지불해야 마땅한 고급 옷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복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계속돼야 하고 전통 섬유소재와 신소재를 적극 활용하여 의례복으로 어디를 가더라도 품격과 격식, 우아함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영향력 있는 인사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주요 행사 등에서 한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BTS가 입은 한복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자 중국의 네티즌들이 한복의 원류가 중국의 한푸라고 주장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킹덤'에서 조선시대 모자 '갓'이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니까 그것도 자기들 것이라고 억지를 씁니다. 그런 논란 자체가 한복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이야기해 주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원장은 "여러 분야의 많은 사람과 한복 산업의 부흥에 대해 소통하고 재미있는 볼거리, 재미있는 문화로 관심을 끄는 진흥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하수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