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신청 내년도 이색 국비 예산사업...정부·국회 문턱 넘어설까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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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08  |  수정 2021-06-07 17:41  |  발행일 2021-06-08 제2면
'한글 읽는 마을' 조성, 세계 모자 페스티벌, 곤충·양잠산업 특화단지 조성

경북도가 신청한 내년도 국비 예산사업 목록 가운데서 이색 사업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응답하라 1446 '한글 읽는 마을' 조성을 비롯해 세계 모자 페스티벌 개최, 곤충·양잠산업 특화단지 조성이 그 것이다. 지역 고유 자산을 활용한 이들 사업이 정부·국회 문턱을 넘어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인정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7일 경북도에 따르면 한글 읽는 마을 조성사업은 세종이 1446년 반포한 훈민정음의 현존하는 해례본(해설서) 2개가 모두 경북에서 발견된 것에 착안했다. 경북이 한글 수호의 중심지라는 점을 선명하게 각인시키고, 이를 토대로 오·남용되고 있는 한글의 올바른 사용 선도·한류 문화 확산까지 연결해보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도는 전통마을 한 곳을 선정해 한글 프로젝트의 구심점으로 삼을 생각이다. 세부사업 중엔 한글 캐릭터 공모 및 개발과 연극 ·뮤지컬을 통해 한글이 최초 전파되는 마을 모습을 재현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총사업비는 30억 원(국비 15억 원 포함)이다.


곤충·양잠산업 특화단지 조성사업(총 사업비 200억 원)은 상주(잠사 곤충사업장)와 예천(곤충 박물관)을 염두에 두고 있다. 첨단 신(新)산업 틈바구니에 가려졌지만 경북의 관련 산업 기반은 탄탄한 편이다. 곤충 사육 농가 (443호) 규모는 경기도(551호) 다음으로 많다. 특히 양잠(누에) 농가 수(308호)는 전국에서 비중(52%)이 제일 높다.


도는 생산 농가는 예천에, 가공 및 유통시설은 상주에 조성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생산-유통-가공 과정을 특정 지역에 밀집시키는 클러스터 개념을 적용하려 한다. 여기에 곤충·양잠산업 혁신지원센터를 건립, 교육 기능까지 접목하면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체험활동·테마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국비 100억 원 확보가 관건이다.


세계 모자 페스티벌 사업은 아이디어 선점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성사만 되면 국내에서 모자를 소재로 한 최초 국제 축제라는 상징성을 부여받는다. 국내 각 지자체가 진행하는 축제 1만5천 개 가운데 아직 모자를 테마로 한 것은 하나도 없다. 상주의 '한국 한복진흥원'에서 아이디어를 냈고, 도가 여기에 힘을 싣고 있다. 한복의 마무리는 '갓'이라는 점을 활용했다. 전통 복식문화에서 출발하지만 젊은이 '취향 저격형' 현대식 패션 모자까지 아우르겠다는 게 이 사업의 취지다. 도에 확인한 결과, 국내 모자 생산기업(4개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도내엔 굵직한 모자 제조 기업이 없지만 해당 축제를 선점하면 경북 우수문화관광콘텐츠 상품으로 충분히 각광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 도는 모자 전시회·모자 패션쇼·모자 만들기 경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사업비는 10억 원(국비 5억 원 포함) 가량으로 추산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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