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안경거리(영남일보 DB) |
정부는 지난 9일 비상경제 중앙 대책본부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올해 내 도수 안경의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경원에 가지 않고도 누구나 온라인을 통해 쉽고 저렴하게 도수 안경을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 발표에 지역 안경사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종호 대한안경사협회 대구안경사회 회장은 "정부의 도수 안경 온라인 유통 방침은 명백한 안경사 권한의 침해"라며"안경 렌즈 처방에는 도수뿐만 아니라 개인의 초점 및 굴곡 등 다방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경판매업계에선 벌써부터 사업자체 붕괴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구의 한 안경원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평년 대비 매출이 반 토막나면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이 같은 소식을 들으니 힘이 빠진다"며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점포를 정리할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대한안경사협회 대구안경사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대구에 위치한 안경원은 총 616개다. 종사자만 무려 1천명에 육박한다.
안경 제조업계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수 안경의 온라인 유통이 안 그래도 치열한 업계 간 경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경우 지역 제조업체 또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대구지역 안경제조 업체 관계자는 "도수 안경의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면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은 대기업·유통업계"라며 "업계 간 가격 경쟁으로 안경 부품 단가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구의 안광학 제조기업은 총 595개 사로, 이중 종업원 10인 미만 기업이 91%나 된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