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정치칼럼] 이준석은 보수의 정권교체에 도움 될까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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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4   |  발행일 2021-06-14 제26면   |  수정 2021-06-14 07:10
당에 유력 주자 있는 상황선
젊고 당돌한 당 대표가 도움
참신한 바람 일으킬 수 있어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달라
당밖 주자들 모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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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장

'36세 0선 제1야당 대표' 이준석 열풍에 묻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당 대표 경선에서 70% 비율로 반영된 선거인단(책임당원) 투표에서 이준석 대표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 졌다는 사실이다. 이준석 37.41%대 나경원 40.93%였지만 30% 비율로 반영된 일반 국민 여론조사(이준석 58.76%, 나경원 28.27%) 격차가 더블 스코어여서 최연소 당 대표가 탄생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정치인이나 열성 당원들은 이 대목을 예사롭게 보지 않는다. 이준석을 찍지 않은 62.59% 책임당원이 뭘 걱정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매달 당비를 꼬박꼬박 내는 30만 명 규모의 책임당원들은 일반 국민, 심지어 300만 명 안팎인 일반 당원이나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들과 판단의 기준이 다르다. 전당대회 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민간 여론조사는 일반 유권자가 대상이었는데, 어떤 조사는 이준석이 나경원을 3배 앞서는 걸로 나왔다. 국민의힘 지지자들만 놓고 봤을 때도 이준석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투표 결과는 종합 점수에서 이준석 43.82%대 나경원 37.14%로 일방적 게임이 아니었다. 책임당원 상당수가 '이준석 대표'를 거부했지만 단순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를 포함한 일반 국민이 인기투표를 하는 바람에 이준석 체제가 탄생했다.

이준석은 책임당원들을 관통하는 진짜 당심을 정확히 파악해야 뭘 해야 할지 알 수 있고 본인의 앞날도 열린다. 국민의힘을 지켜온 열성당원들이 '이준석'이 너무 젊으니까, 당돌하니까, 어르신들을 '꼰대'로 몰아세우니까 등을 돌렸다고 편리한대로 생각해 버리면 큰일 난다. 정권탈환에 누가 적임자인지, 과연 대선후보 경선관리를 잘 할 인물인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았을 때 이준석은 부족하다는 게 진짜 당심을 관통했다. 과거 이회창·이명박·박근혜처럼 유력한 주자가 당 안에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면 인기투표에 의해서 젊고 참신한 바람을 일으킬 당 대표가 본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지지율 1위 주자(윤석열)가 아예 장외에서 정치권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대선 출마 경험이 있는 두 주자(안철수·홍준표)가 당 밖에서 서성이는 상태다. 이들과 당내 주자들(유승민·원희룡 등)을 한 울타리에 모이도록 만들어 가장 경쟁력 있는 대표선수를 뽑는 건 결코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36세 청춘스타가 할 수 없다고 열성당원 대다수는 내다봤다.

더구나 정치에 큰 관심이 있는 열성당원들은 지난 10년 동안 보여준 청년 정치인 이준석의 행태를 기억하고 있다. 한 울타리 안에 끌어들여야 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는 악연을 쌓았다. 경선 과정에서도 안철수를 "비이성적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며 비아냥거렸다. 홍준표 의원과도 이전부터 걸핏하면 입씨름을 벌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가장 민감해하는 장모 문제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드러나면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민주당식 어법으로 힐난했다. 그러니 당 대표가 되면 고차 방정식이 돼 버린 합당(안철수), 복당(홍준표), 입당(윤석열) 문제를 풀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팽배했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놓치면 독자출마로 민주당에 어부지리를 줄 판이다. 이준석 대표가 이런 진짜 당심을 읽고 있는지, 아니면 극우보수들이 자기에게 태클을 걸어서 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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