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세계갤러리, 아프리카 현대미술가 '헨드릭 릴랑가'전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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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1   |  발행일 2021-08-03 제15면   |  수정 2021-08-0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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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 릴링가 'King Paris Hotel in Kisiwani, Kilimanjaro Moshi(2018)'

인류의 역사가 아프리카에서 출발했듯, 인류의 미술사 역시 아프리카에서 움텄다.

대구 신세계갤러리가 2일부터 31일까지 아프리카 출신 작가 '헨드릭 릴랑가' 전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8월 휴가 시즌에 맞춰 기획된 전시로, 아프리카의 고유한 문화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헨드릭 릴랑가(46)는 탄자니아 다르 에스 살람(Dar es Salaam)에서 태어났다. 아프리카 미술을 대표하는 조지 릴랑가(George Lilanga, 1934-2005)의 외손자로 일찍이 그림에 재능을 보였다. 선대의 위업을 받들어 그 역시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정수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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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 릴랑가 'A Night in Tunisia Festival(2018)'

헨드릭 릴랑가는 탄자니아의 일상을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보여준다. '색의 마법사'로 불리는 그는 다양한 색상들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또한, 자연 속에서 인간이 가족을 이루고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한 생활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전개한다. 화폭에 등장하는 대상은 반복되지만, 하나도 같지 않다. 대상은 관계 속에서 연결 고리를 이으며 자연스럽고 유연한 삶의 철학을 함축해 담아내고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광활한 산과 대지, 꽃과 나무, 야생동물, 주택과 생활 용기 그리고 인물들은 한데 어울려 화면 속을 가득 채우며 저마다의 이야기꽃을 피워낸다. 특히, 율동감 있는 곡선으로 퍼져가는 나뭇가지, 목을 길게 구부려 말을 걸어오는 물단지, 반복된 문양의 지붕과 창살 등이 빈 공간 사이로 흐름을 이어간다. 이로써 분할된 면에 율동감을 부여함으로써 충만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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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 릴랑가 'Indian Elephant Festival(2018)'

천진난만한 아이의 그림을 보는 듯한 자의적인 표현은 헨드릭 릴랑가만의 특징이다. 이는 맑고 순수한 상상력을 드러내는데 더 할 바 없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특히 그의 입체 회화기법은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많은 어린이와 교감하고 있다.

김수현 쇼움갤러리 대표(문화인류학 박사)는 "헨드릭 릴랑가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휴머니티'는 '함께'라는 단어로 집약된다. 이번 기획전은 아프리카의 프리미티비즘(primitivism)적 예술성에 더해 아프리카의 신화적 요소와 혼을 담고 있다. 인류가 태동하기 전 머나먼 시간의 시작을 느끼길 바라며, 또 다른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의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이번 전시를 추천했다.

대구신세계갤러리 측은 "헨드릭 릴랑가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행복 그리고 즐거움을 관람객 마음속에도 간직하고 발길을 돌리실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은 백화점 운영시간과 같다. (053)661-1508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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