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대선은 지지자만의 우두머리 뽑는 게 아니다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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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4   |  발행일 2021-11-04 제23면   |  수정 2021-11-0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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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 경북부장

최근 한 정치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이게 대통령선거가 맞습니까?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국민에게 보여주는 미래 비전은 없이 다른 후보의 약점을 잡아 비난만 하고 있는데…. 참 이렇게 해도 되나 싶네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자도 맞장구를 쳐가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야 주자를 둘러싼 각종 막말과 가짜뉴스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전화를 끊었다. 이래저래 머리가 복잡해졌다. "정말 우리나라 대통령선거가 이렇게 막장 드라마였던 적이 있는가? 이런 막장 속에서 누가 대통령이 된들 나머지 반쪽을 온전히 끌어안고 제대로 된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까?"

이후에도 다른 사람들과 대통령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반응이나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야만 하는 정치세계라고 하지만, 지금처럼 상대방의 약점만 잡고 늘어지는 저잣거리 말장난 수준은 창피하다고 한다. 나라의 미래를 위한 거대 정책이 아닌 포퓰리즘에 기반한 일회성 인기몰이 발언은 안쓰러울 지경이다.

막장 드라마의 대통령 선거는 '국민의 대통령'과 '지지자의 우두머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소인배 수준의 후보 됨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다 그들을 둘러싼 정치세력의 권력쟁취욕,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한몫한다.

대통령은 국민과 어울리고 모두를 이끌어가는 자리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국민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낱낱이 내보인 다음에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자신이 생각지 못했던 허물이나 자신이 허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지적이라도 깊이 생각하고 곱씹어 되새겨야 한다. 국민을 네 편 내 편으로 가르지 않고 하나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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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 경북부장

지금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은 국민을 대하는 자세가 아니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치집단의 우두머리를 뽑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새다. 무조건 이겨서 자기가 우두머리가 되어야 하기에 '국민'은 안중에 없고 '지지자'들에게 잘 보이려고만 한다.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말과 행동을 하고, 그들이 원한다면 상대방에 대한 수준 낮은 폄훼도 서슴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가짜뉴스임을 알면서도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

'지지자'들만 바라보고 선거에 뛰어들었으니 후보들이 가는 길이 올바를 수 없다. 지지자나 자기 자신, 자신을 둘러싼 정치세력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사람들은 '생각이 다른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는 길을 가로막는 반대자이고 틀린 생각을 하는 걸림돌'일 뿐이다.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거나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

후보들이 대통령 투표일까지도 '지지자'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인다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갈라진 분열은 결코 봉합되지 않을 것이다. 5년 동안 내내 '국민'은 내팽개쳐지고 '지지자'만 득세하는 반쪽짜리 나라로 전락할 것은 자명하다. 결코 정상적인 나라가 될 수 없다.

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君子 周而不比(군자 주이불비) 小人 比而不周(소인 비이불주)- 군자는 두루 친화하되 편당 짓지 않으며, 소인은 편당만 짓고 두루 친화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사적인 이익과 당파의 목적을 위해 국가와 국민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 소인이고, 공적인 이익을 위해 사적인 이익을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군자라 하겠다.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시간 동안 국민의 대한민국을 만들 군자인지, 지지자만의 나라를 만들 소인인지는 더욱더 분명해질 것이다.
전 영 경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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