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피플] 김영애 前 대구시 시민안전실장 "감염병 사태 극복하려면 병원·전문가집단과 협력 중요"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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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0   |  발행일 2021-11-10 제13면   |  수정 2021-11-10 10:44
'재난관리 컨트롤타워' 맡아 긴장의 나날
신종플루·메르스 사태 경험이 큰 도움돼
민간·공공의료 역할 분담 면밀 검토해야
시민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자리 마련을
25년간의 보건의료행정 공직생활 마무리
'메디시티 대구' 역량 강화에 힘 보태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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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출신인 데다 민선 지방자치 이후 대구시 첫 여성 2급 공무원으로 발탁돼 눈길을 끌었던 김영애 전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퇴임 후 계명대 의과대학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메디시티 대구'를 위해 지역 의료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지용기자 sajuhu@yeongnam.com

지난 7월 퇴임한 김영애(57) 전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재직 당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목받은 공무원이었다. 의료인 출신인 데다 민선 지방자치 이후 대구시 첫 여성 2급 공무원으로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재난관리 분야 컨트롤 타워인 시민안전실장까지 맡아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초 대구에서 시작된 1차 대유행 당시에는 감염병과 다소 거리가 있는 시민행복교육국장으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시기구인 코로나19비상대응본부에서 환자분류 및 의료기관 대응반을 맡았다. 

중증·경증환자 분류 및 입·퇴원 관리, 병원 협조체계 구축, 환자 이송 지원 등 핵심 방역대책을 진두지휘했다. 물불 가리지 않고 일만 해왔던 그가 퇴직 3년을 앞두고 명예퇴직을 했다. "직장생활을 더 오래 하다가는 인생 2막을 시작할 용기마저 잃을 것 같아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익숙한 것이 싫어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해왔다는 김 전 실장의 삶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되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계명대 의과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달성군에서 의무사무관으로 특별임용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달성군보건소장, 중구보건소장을 거쳐 대구시 보건과장·보건복지국장,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대구본부장 등을 지냈다. 25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고생도 했지만 보람이 컸다."

▶지난해 2급 공무원에 발탁돼 지역사회의 관심이 컸는데.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한 시대적 관심이 높아지고 권영진 시장의 배려에서 나온 인사라고 생각된다. 행정직이 아닌 기술직으로 보건소장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시민안전실장까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선배와 후배, 동료 공무원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직에 들어왔을 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를 했으며 늘 이를 실천하려 했다. 그 노력이 운 좋게 인정받았다."

▶보건소에서 일한 경험도 도움이 됐나.

"일선 보건소에 근무하면서 신종인플루엔자를 겪었고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을 하면서 메르스 사태를 치렀다. 이를 통해 전문가 집단, 병원 등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020년 2월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시작됐을 때 공공병원의 전담병상 확대, 민간병원의 감염병 전담병원 전환을 통한 병상 확보 등의 업무를 맡았다. 과거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시민안전실장으로 일하면서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지난해 7월 그 자리를 맡다 보니 코로나 극복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태풍과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긴장을 잠시도 풀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재난 복장 하면 떠오르는 노란 민방위복을 계속 입고 다녀 그 옷이 평상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직원들의 도움으로 큰일을 잘 극복해 나갔다. 직원들에게 다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코로나 비상대응본부에서도 큰 활약을 했다.

"대구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2월18일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늦은 밤이었지만 감염병 대응 자문단 교수들에게 전화를 했고 자정에 시청으로 오라고 해 바로 '비상대응자문단'을 꾸렸다. 8개반 34명의 비상대응본부로 확대·운영했으며 자문단 교수들은 그날 이후 두 달 넘게 시청에서 근무하면서 공무원들과 함께 코로나와의 전쟁을 치렀다. 자문단 교수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이겨낸 비결이 있다면.

"급증하는 환자를 입원시킬 격리병원이 대구의료원만으로는 부족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도움으로 대구동산병원에 격리병상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결정이 초기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전국으로 병상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중증환자 치료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다. 인공호흡기 등을 갖추고 전문의료인력도 있는 중환자 병실을 늘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경북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줬다. 1차 대유행 초기에 코로나 확진 환자 이송은 119 구급차가 전담했다. 전국에서 지원해줘 확진자 이송이 가능했다. 전국 소방관들의 노고가 컸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1년 넘게 격무에 시달리면서 공무원의 퇴직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근무 여건이 매우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무원과 의료진이 우리 공동체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꿋꿋하게 버텨내 왔다. 주말과 휴일이 없는 격무로 건강 악화, 육아 문제 등이 발생해 휴직·퇴직이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를 개인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인사나 근무방식 등의 개선을 통해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대부분의 국민이 잘 따라주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국민도 1년 넘게 이어져 온 코로나 사태로 인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지쳐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최근 위드 코로나로 잠시 주춤했던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감염 확산세를 꺾기 위해서는 마스크 쓰기 등 기본방역수칙 준수도 중요하다."

▶앞으로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행정이나 의료 차원의 대책도 필요할 듯한데.

"유사한 사태의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역량과 체계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의료체계 위기 사례를 통해 민간의료의 공공의료 전환을 위한 지원방안,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역할 분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준비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힘들었던 시기에 대구를 지켜낸 것은 결국 시민의 힘이다.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의 장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여성공무원이 많아지고 있다.

"처음 공무원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여성공무원 수가 적었고, 차별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여성공무원 수가 많아졌고 이들에 대한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요즘 여성공무원을 보면 당당하게 자기 역할을 잘 해낸다. 부럽고 선배로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공직사회에서 유리천장이라는 단어가 하루빨리 사라질 수 있도록 후배 공무원들이 열심히 뛸 것이다."

▶인생 2막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

"공공보건의료 최일선 기관인 보건소에서 일한 것을 비롯해 대구시에서 여러 직책을 맡으면서 보건의료행정 경험을 풍부하게 쌓았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메디시티 대구'를 위해 지역 의료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현재 계명대 의과대학에서 일하는데 또 다른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논설위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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