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D-100] 초유의 '대선후보 쌍특검론' 가능할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중앙일보 주최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3인이 기소되고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까지 피의자로 소환된 가운데 여야 대선 후보가 연루된 의혹에 특별검사를 도입하자는 사상 초유의 '쌍특검'론이 100여 일 남은 대선 정국의 판도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여야 모두 쌍특검에 대해 표면적으론 '피할 생각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선 영향 등을 두고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 과정 때만 해도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최근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 후보는 "조건 없는 특검을 신속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쌍특검까지 여야의 입장차이가 있어 가야 할 길이 멀다.

먼저 특검 임명까지의 과정에서부터 의견 차이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일단 별도의 특검법안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이미 제도가 마련된 상설특검법을 활용하자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상설특검법보다는 국민의힘이 지난 9월 당론으로 발의한 새로운 특검법을 따르자는 입장이다. 기존 상설특검법은 여야가 추천한 위원 2명에, 정부가 임명하는 법무차관이 추천위원에 포함돼 사실상 민주당이 선택하는 법조인이 특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사 대상도 의견이 다르다.

민주당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수사뿐 아니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주임 검사였던 부산저축은행 수사에 대한 부실 의혹도 특검에서 함께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물타기'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쌍특검을 제안한 점, 윤 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과 대장동 의혹 특검을 동시에 하는 쌍특검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점 등이 특검 일정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는 민주당이 찬성으로 입장을 바꿔야 가능하다. 현재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9일로 대선 D-100을 맞은 상황에서 공수처는 윤 후보 사건을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사위원회에 출석해 "(윤 후보에 대한 수사를) 선거 때까지 가지고 갈 생각은 전혀 없다. 본선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윤 전 총장 사건의 핵심 쟁점인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등 공수처 수사가 지지부진한 탓에 해당 사건은 불기소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민주당이 특검 수사 대상으로 윤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포함시키면서 쌍특검 카드를 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대선 전 특검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특검 수사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도 많다.

국민의힘이 제출한 특검법안은 70일간 수사하고 30일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상설특검법보다 긴 기간인데, 현재 일정을 고려할 때 특검이 수사를 시작하려면 1월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특검이 수사를 하는 도중에 대선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에 대선 후보를 겨눈 특검에 실력 있는 검사들이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결국 양당이 특검을 수용한다고 해도 대선 결과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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