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식의 산] 황매산 (1113.1m), 수직계단 타고 오르니 돛대바위가 순풍 타고 하늘로 항해 하는 듯

  • 최원식 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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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3   |  발행일 2021-12-03 제36면   |  수정 2021-12-03 08:36
경남 산청군·합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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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평전에서 올려다본 황매산. 수직으로 긴 계단이 놓였다.
모산재 1.1㎞ 거리, 오름길 본격 시작
산길 어디든 시선잡는 기기묘묘 바위
명당이라 불리는 작은 웅덩이 무지개터
철 지난 억새군락지 거대한 황매평전
해발 1113.1m '황매봉' 적은 정상표석
정상아래 무학대사가 수도하던 무학굴
울창한 숲 길 따라 만난 영화주제공원


철 지난 바닷가의 추억을 찾아 떠나듯 철쭉이며 억새로 북적였을 철 지난 산을 오른다. 경남 산청과 합천 경계의 황매산군립공원인데 모산재를 지나 황매산을 잇는 코스를 잡았다.

모산재주차장 직전 영암사지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군데군데 주춧돌이 놓인 넓은 터에서 모산재 방향으로 바라보면 삼층석탑과 일직선에 놓인 사적 131호인 쌍사자석등이 보인다. 사자 두 마리가 석등을 떠받친 모습을 둘러보고 왼쪽 오솔길을 따라 약 50미터를 오르니 영암사지 귀부 터가 나온다. 정각이 있던 터의 좌우로 하나씩 놓인 귀부는 비석을 세우기 위한 받침돌인데 몸통은 거북형상을 하고 있고 머리 부분은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

들머리는 도로를 따라 내려와 '황매산기적길' 이정표와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시작해도 되고 귀부 터에서 왼쪽오솔길로 내려서면 두 길이 합쳐진다. 왼쪽 숲길을 들어서면 마사토가 깔린 부드러운 길이 이어지다가 철조망 울타리가 쳐진 황룡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을 알리는 안내 리본이 빼곡히 걸려 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모산재까지는 1.1㎞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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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돛대바위.
소나무 숲은 서서히 바윗길로 변하고 정면의 거대한 바위벽 위에 황포돛대를 닮은 돛대바위가 바위 턱에 걸린 듯 올려다 보인다. 밧줄을 잡고 오르다가 더듬듯이 바위를 잡고 오르는 길이 이어진다. 보통 산에서 숲길이 이어지다가 정상이 가까워지면 사방이 트이는 조망처가 나타나는데 이곳 산길은 어디든 시선 닿는 곳에 기기묘묘한 바위가 널려 있다.

'모산재 0.6㎞' 이정표를 지나면 2단으로 연결된 수직 계단이 놓여 있다. 마치 하늘로 통하는 계단인 양 아래에서는 끝이 보이질 않는다. 가파르게 세우듯 놓인 계단을 양팔로 난간을 잡고 오른쪽 끝에는 삼각뿔 모양을 한 거대한 바윗덩이인 돛대바위가 순풍을 타고 하늘로 항해하듯 돛을 펼치고 있다. 희뿌연 연무가 깔려 멀리까지 조망은 어렵지만 합천호를 끼고 악견산·금성산·허굴산이 돛대바위 뒤로 도열하듯 보이고, 멀리 황매산 정상부가 왼쪽 끝에 우뚝하다.

돛대바위에서 200m 정도 바윗길이다가 평지와 같은 숲길이 이어진다. '모산재 0.3㎞' 이정표를 지나면 길섶에 작은 웅덩이가 있다. 이곳이 바로 천하의 명당이라고 불리는 무지개터다. 무덤을 쓰지 못하도록 웅덩이를 만들었는데 움푹 파인 웅덩이 속에 억새가 자라고 있다. 황매산으로 향하는 갈림길을 지나면 바로 모산재 정상이다. 정상표석 왼쪽으로 지나온 돛대바위가 건너편 아래에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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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산재에서 황매산으로 향하다 만난 소나무.
여기서 순결바위를 지나 바위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1시간 정도면 올랐던 영암사지로 내려갈 수 있는데 30미터쯤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황매산 정상 4.0㎞'의 이정표를 따른다. 완만한 능선 길에 뿌리 부분이 위로 올라와 있고 그 위로 가지가 갈라져 자라는 기이한 소나무를 지나면서부터 내리막길이다. 낙엽이 깔려있어 조심스럽지만 군데군데 계단과 야자수깔개를 깔아두어 위험하지는 않다. 7분 정도 내려서니 오른쪽으로 '덕만주차장 2.2㎞'로 적은 갈림길 안부다. 덕만주차장으로 내려서면 역시 올랐던 영암사지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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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암사지 쌍사자석등.
안부를 지나자 완만한 오름길인데 듬성듬성 철쭉이 자라고 있고 그사이에 허리높이로 자란 고사리가 누렇게 말라 있다. 오를수록 잡목은 사라지고 철쭉이 빼곡한 능선에 서게 된다. 군데군데 평상을 놓아 철쭉을 감상하며 쉴 수 있도록 해두었고, 올라서기만 하면 발 아래 철쭉이 깔리는 전망대를 만들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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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황매평전.
철쭉제단을 지나 오롯한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철쭉은 억새로 바뀌고 거대한 평원이 펼쳐지는 황매평전이다.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억새는 이미 철이 지나 앙상한 대만 남아 있지만 그 나름의 운치가 있다. 철 지난 억새군락지에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찾은 것인지 평원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또 하나의 추억을 쌓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오토캠핑장과 주차장이 있고 정면의 길게 놓인 계단을 올라야 정상인데 계단을 오르려니 입이 딱 벌어진다. 여기까지 올랐다가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도로를 따르면 황매산 입구를 지나 영암사지로 갈 수 있지만 쉬엄쉬엄 계단을 오른다.

중간중간 쉬어갈 공간을 만나 잠시 숨 고르며 오르니 황매평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난다. 능선 오른쪽 바로 아래에 지난해 새로 문을 연 미리내오토캠핑장이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감암산(해발 834m) 바위능선이 지나온 능선 뒤로 보인다.

전망대에서 돌아 나와 안부에 내려섰다가 정면의 바위봉우리를 오르면 황매산 정상이다. 넓은 공간에 '황매산 해발 1113.1m'로 적은 정상표석이 서 있고, 그 뒤의 바위꼭대기에 '황매봉'으로 적은 표석이 하나 더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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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정상 바로 아래 50미터 거리에 무학굴이 있다. 무학굴은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도운 무학대사가 수도하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굴인데 2~3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정상에서 황매평전까지 되돌아 내려와 영암사지로 갈 수도 있고 삼봉·상봉을 거쳐 돌아가는 길도 있다. 여기서 산청 쪽 발 아래 내려다보이는 미리내오토캠핑장에 캠핑을 온 선배를 만나기로 하고 삼봉 방향으로 나간다. 약 50미터 거리에 왼쪽으로 '장박마을 3.9㎞'이정표 방향 떡갈재로 내려선다. 완만한 길을 30분쯤 내려서니 평탄한 길 가운데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을 만난다. 상중마을 이정표 방향으로 좌회전해 내려서면 주능선처럼 넓은 길은 아니지만 영화주제공원으로 가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어디쯤이고?"

"30분 쯤 더 가야 합니다."

"맞춰서 어묵탕 끓여놓을 게."

울창한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20분쯤 내려서니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따라 다시 15분쯤 걸으니 영화주제공원과 새로 단장한 오토캠핑장이 나온다. 오토캠핑장에서 바로 내려가면 산청군 차황면이고, 되돌아가려면 20분 정도 황매평전까지 등산로나 임도를 따라 올라 주차장을 지나 도로를 따르면 오전에 올랐던 영암사지로 갈 수 있다.

어묵탕이 있어 여기까지 왔는데 하산은 우선 속을 든든히 채우고 볼 일이다.

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apeloil@hanmail.net


☞산행 길잡이

모산재주차장 -(10분)- 영암사지 -(50분)- 돛대바위 -(20분)- 무지개터 -(10분)- 모산재 -(50분)- 철쭉군락지 -(40분)- 황매평전 -(30분)- 황매산 정상 -(5분)- 떡갈재 갈림길 -(30분)- 헬기장 -(40분)- 영화주제공원(미리내오토캠핑장)

황매산군립공원은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억새를 보기위해 산객뿐 아니라 나들이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황매산만 따로 산행하기도 하고 소개한 코스처럼 모산재를 들머리로 한 바퀴 돌아도 하루 산행에 무리가 없다. 모산재만 올라 순결바위로 하산하면 약 3.5㎞로 3시간 남짓 소요된다. 역량에 맞춰 중간중간 갈림길에서 덕만주차장 방향으로 하산하면 되고, 황매산까지 연결하면 약 12㎞ 거리로 6시간 정도 소요된다.

☞교통

광주대구고속도로 고령IC를 빠져나와 우회전으로 삼거리까지 간 다음 합천·고령 방향의 33번 국도를 이용해 진주 방향으로 합천읍까지 간다. 이어 남정교차로에서 합천호 이정표를 따라 조정지댐과 합천호 물문화관을 지나 회양삼거리에서 1089번 지방도로를 따른다. 황매산 만남의광장휴게소까지 간 다음 60번 지방도로를 따라 황매산 입구를 지나면 모산재주차장이 나온다. ☞주소: 경남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624(모산재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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