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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동구에 위치한 동부자동차종합시장에 새 주인을 기다리는 중고차 매물이 가득 쌓여 있다. |
중고차 시장 개방을 놓고 완성차 및 중고차 업계 간 대립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완성차업계는 지지부진한 정부 결정에 반발해 내년 1월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감행 하겠다는 입장이고, 중고차업계는 대기업이 상생안은 제시하지 않고 기존 업계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23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15회 산업발전포럼'에 참석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는 현재 법적 제한이 없음에도 중고차 업계가 제시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건의 등의 이유로 지난 3년간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국내 완성차 업계는 내년 1월부터 사업자 등록 및 물리적 공간 확보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성차 및 중고차 업계는 상생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서로의 견해 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소비자의 요구를 고려해 더 이상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미룰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완성차 업계는 지난 6월 출범한 중고차매매산업발전협의회에 참석해 3개월간의 협상을 거쳐 중고차 시장 전체 물량(연간 250만대) 10% 이내 5년·주행거리 10만㎞ 이하 차량에 한 해 판매를 허용해줄 것을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중고차업계가 난색을 표명하며 중소벤처기업부에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를 신청하면서 잠정 보류됐다. 지난달에도 양 업계는 상생협약 방안을 논의했지만 서로 간의 입장 차만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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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육식 대구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 조합장이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중고차업계는 완성차 대기업이 자신들의 기득권은 내놓지 않으면서 기존 중고차 업계에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완성차업계가 요구하는 물량은 소위 중고차시장의 '알짜' 매물로 중고차 업계의 대량 실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육식 대구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 조합장은 "상생 협의를 위한 모임들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완성차 대기업이 자신들은 아무것도 내놓지 않으면서 중고차업계에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평하게 대기업도 중고차 업계에 신차 판매권을 일부 양도하거나 사업 진출 유예 기간을 늘리는 등 현실적인 대책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 업계의 희비는 중기부의 이달 말 예정된 중고차 시장의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 결과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9월말 기준 대구의 중고차 사업체 수는 630여개에 종사자는 2천568명에 달한다. 이 중 10인 미만 업체가 대부분이다.
글·사진=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