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박근혜의 메시지에 달렸다?...TK표심 결집이냐, 분열이냐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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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27  |  수정 2021-12-26 17:06  |  발행일 2021-12-27 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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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쾌유 기원하는 보수단체 회원들 (서울=연합뉴스)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결정된 24일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우리공화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2021.12.24

3% 이내 초접전이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 TK 표심은 사실상 승패를 가르는 키 포인트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은 과연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까.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발표된 직후 TK 민심은 큰 혼돈에 휩싸이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국민의힘 TK 국회의원들에게는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구(80.14%)와 경북(80.82%)의 압도적 지지 덕분에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본다. 당시 TK에서 문재인 후보와의 표차는 201만7천260표였다. 전국 득표율이 박근혜 후보(51.55%), 문재인 후보(48.02%) 간 불과 3.53%(108만496표)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TK의 압도적 지지가 없었다면 박 전 대통령의 당선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결과이다.

▲TK 민심 다잡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겐 박 전 대통령 사면이 TK 민심은 물론 중도·보수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번 사면이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국민통합이라 강조하고 있다. '보수 갈라치기'라는 야권의 정치적 해석을 일축하면서 건강 악화에 따른 배려와 국민통합 차원의 결단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는 물론이고 이 후보와 여권 고위인사들과 협의 없이 결단을 내림으로써 이 후보와 여당에 대한 부담을 줄여 준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 후 30%를 넘지 못하는 지지율 정체 현상을 타개를 위해 TK를 찾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공과' 발언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종합부동산세 완화 카드를 내놓는 등 중도·보수 껴안기를 시도해왔다.

이 덕분에 TK에서의 지지율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당 초 TK에서의 목표 득표율을 17~20%에서 25% 이상으로 높였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계기로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초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잇달아 TK를 방문, 보수 표심 다잡기에 나설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급해진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윤 후보와 이번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인 만큼 보수 진영 내 '반윤 정서'가 확산하면서 분열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정권 교체와 관련된 메시지를 내놓아 힘을 싣는다면 윤 후보는 TK·보수 결집이란 천군만마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의 선봉장으로, 보수를 궤멸시켰다는 비판을 보수진영으로부터 받고 있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열렬 지지층들은 여전히 윤 후보에 대한 비토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윤 후보의 정계 입문과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 앞에 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은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계기로 이 같은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고,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이 위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느냐가 이번 대선의 핵심 사안이 됐다.

▲TK 민심, 결집 VS 분열
윤 후보는 사면 발표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면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강경 보수층과 침묵하는 샤이보수의 반감을 달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윤 후보는 TK 민심 분열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이후 제기되는 정치 활동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건강 먼저 회복하시는 게 우선 아니겠나"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석방 및 특사를 요구해왔던 친박과 극우 보수 세력들이 박 전 대통령의 의지와 무관하게 정치세력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TK를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결집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당장 대표적 친박 인사인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석방 축하 집회를 갖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내년 초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면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강경 보수진영의 시위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두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대선이 70여일 남은 현재,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나 행보가 대선판을 흔들 최대 변수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TK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사면발표 직후 분위기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윤 후보가 TK 민심에서 멀어진다면 대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박 전 대통령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TK의 민심을 결집시킬 수도, 분열시킬 수도 있다. 이번 대선판에 핵폭탄급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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