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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전면 쇄신안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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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단을 위해 먼저 두 후보의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야 한다. 윤석열의 마이너스 요인은 선대위를 이탈한 이준석 대표가 일으키는 내부 분란, 김건희씨의 경력 부풀리기와 대국민 사과 진정성, 후보 본인의 잇단 말실수 등이다. 이재명의 마이너스 요인은 대장동 게이트 몸통설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친형 강제입원 논란, 형수 욕설, 조폭 연루설, 살인죄 조카 변론, 아들 상습불법도박 및 성매매 의혹 등이다. 윤석열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경우에 따라선 사안이 엄중한 취약점이 많다.
그런 차이가 나는데도 여론조사 지지율은 윤석열만 떨어진다. 이재명은 박스권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여론전'에 그 답이 있다. 최근 포털사이트의 정치뉴스를 검색하거나 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을 들으면 기이한 현상을 접하게 된다. 범여권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며 당연히 이재명을 옹호하고 윤석열을 공격한다. 그런데 범야권 사람들은 메시지를 잘 내지 않는다. 내더라도 희한하게 자기 후보인 윤석열을 주로 공격하고 이재명은 언급 자체를 않는다.
범야권은 같은 진영 사람들끼리 티격태격도 한다. 이런 일들을 언론매체들이 속보 경쟁을 하며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듯 인터넷판에 싣는다. 유권자들에겐 이재명은 긍정 이미지가, 윤석열은 부정 이미지가 쌓여간다.
실제로 범여권에선 조금이라도 지명도 있는 진영 사람은 모두 나서 여론전을 펼친다. 이해찬·유시민이 다시 참전했고, 추미애·손혜원 등은 김건희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외곽에선 김어준·황교익·김용민 등에 더해 배우 문성근도 SNS를 통해 윤석열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수감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조차 옥중서신을 내고 "민주주의를 진전시킬 시민의 힘이 필요한 한 해"라며 선동대열에 동참했다. 범야권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인물은 나경원 전 의원 정도다.
극명한 차이는 양 진영의 당 대표와 후보경선 맞수였던 인물의 역할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윤석열·김건희를 집중 공격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상승세를 타자 '연정론'을 꺼내며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자당 후보 윤석열을 폄훼하고 조롱한다. 선대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자기 당 사람들도 공격대상이다. 안철수와의 사적감정으로 후보 단일화론자들을 '거간꾼'이라고 몰아붙인다.
민주당 경선2위 후보였던 이낙연은 냉각기를 가진 뒤 이재명 캠프에 참여해서 '호남 민심'을 책임지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2위 후보였던 홍준표는 인터넷상에 딴 살림을 차려 윤석열을 비판한다. 새해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가 전패(全敗)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에도 국민의힘 사람들은 자성은커녕 서로 손가락질만 했다. 아무리 야당 지지자라도 웬만한 참을성이 아니면 마음을 줄 턱이 없다.
서울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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