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점검] 여가부 존폐 두고 여야 대선 후보 갈등 첨예… "구체적 대안 없다" 지적도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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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6  |  수정 2022-01-25 17:23  |  발행일 2022-01-26 제면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처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처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여성가족부의 존폐를 두고 여야 대선 후보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젠더 갈등'이 정쟁으로 비화하면서 여가부를 둘러싼 대선 후보들의 입장도 첨예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가부 존폐 여부와 관련한 공약을 가장 먼저 내세운 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올리며 화두를 던졌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도 "여가부가 양성평등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등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후보는 또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한 지난 6일 이후 다시 한번 여가부 폐지를 지지율 반등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 이 같은 전략은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자극하면서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내세우자 다른 후보들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SNS에 '여성가족부 강화'라는 메시지를 내며 응수했다. 지난 20일에는 "(여가부를) 성평등부로 개편하고 역할과 권한을 강화하여 명실상부 성평등 책임부처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평등부로 이름을 바꿔 부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이와 함께 남녀동수 내각 등의 원칙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여가부 폐지론'을 비판하면서 여가부 개편으로 공약의 방향을 잡았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윤 후보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한 뒤 '남녀갈등, 세대갈등 조장, 국민 편가르기를 우려한다'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이 후보는 "이런 선거 전략은 이전까지 듣도 보도 못한 것"이라며 "제1야당 대통령 후보와 대표가 이런 국민 분열적 언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또 버젓이 기사 제목이 되는 게 놀랍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남녀 갈등, 세대 갈등 조장은 세상을 흑과 백으로만 나누고 국민을 둘로 갈라놓는다는 점에서 '제2의 지역주의'나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앞서 '성평등가족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여가부 존폐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2017년 대선에서는 여가부를 성평등인권부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여가부 폐지 논쟁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처음으로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여가부를 두면 다른 사람들이 더 소외된다. 여가부는 여성 권력을 주장하는 사람들만의 부서"라며 말했다. 반대 여론에 밀려 여가부 폐지 계획은 접었으나, 일부 기능을 축소했다.

제19대 대선에서는 바른미래당 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이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여가부 폐지의 대안으로 대통령 직속 양성평등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는 "2030 젊은 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젠더 공약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순히 표심을 얻기 위해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구체적이고 내실 있는 대안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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