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차부품사 57% "미래車 대전환" 속도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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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17 07:33  |  수정 2022-02-17 07:34  |  발행일 2022-02-1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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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자동차 부품기업 삼보모터스가 지난해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에서 공개한 초소형 전기 콘셉트 카 '라온' <대구시 제공>

탄소 중립시대 최대의 수혜자로 전기차가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자동차 산업이 재편되면서 각종 자금과 지원책이 쏠리고 있어서다. 매년 급속도로 성장 중인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의 동향을 점검하고 대구경북 자동차 산업의 대응 방향을 살펴봤다.

전기전자 71·섀시 69·의장 58%…
내연부품기업 핵심부품 고도화
대구시, 올해 1749억 투입 지원
자율주행 실증타운·車 10대 개발
경북도 2030년까지 200곳 전환


◆2030년까지 매년 20% 성장하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친환경자동차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20%씩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동향 및 특징' 보고서를 보면 국제 친환경차 시장은 주요국의 탄소배출 규제와 보조금 지원책의 영향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약 22.3%씩 성장한다는 것.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 판매되는 친환경 자동차는 2020년 299만대에서 2030년에는 2천243만대로 10배가량 급증한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서도 세계 친환경차의 판매량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1.8%로 고속성장하고 있다. 최근 EU에선 신차 등록의 18%가 친환경차가 점유할 정도로 판매 비중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 판매되는 친환경차 중에선 전기차(67.2%) 비중이 절대적이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배터리가 자동차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변화되면서 차량용 소프트웨어가 핵심 경쟁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있다. 친환경 자동차 시대 개막이 장밋빛 미래만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동향 보고서는 세계 전기차 보급 확산 추세에 따라 내연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 감소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적은 반면, 핵심부품에 대한 외주화가 가능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져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친환경차 개발에 맞춰 미국에선 2030년까지 자동차 업계 일자리가 최대 7만4천여 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슷한 시기 한국도 내연기관 관련 일자리가 최대 3만5천여 개가 없어질 수 있다는 통계 추정치도 있다.

이에 자동차 생산국들은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부품에 대한 자국 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전기차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할 경우 향후 글로벌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소지가 농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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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미래차 산업 '속도'

국내에선 올해 친환경차 판매 비중 10%, 레벨 3단계(발과 손, 눈을 떼는 조건부 자율 주행)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미래차 산업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부품기업 1천개사를 미래차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미래차 전환 플랫폼 구축 △사업모델 혁신 지원 △사업재편 지원 수단 확충 등 3가지 전략과 12개 추진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대구경북에서도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를 미래차 전환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친환경 자동차 선도기술 개발 및 구동 전장부품 실증기반 조성사업, 디지털 융합산업 실증 플랫폼 구축 사업 등을 추진해 지역 자동차 부품 기업의 미래차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올해 미래차 산업육성에 1천749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대구 테크노폴리스~국가산단 일대를 레벨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실증타운'으로 조성하는 사업과 레벨 3단계 자율차 10대를 개발하는 사업이 눈길을 끈다. 경북은 2030년까지 차 부품업체 200곳을 전기·수소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차 관련 기업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도내에는 1천400여개 차 부품업체가 경주·경산·영천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다. 아울러 첨단소재 성형가공 기술고도화 기반 구축, 도심형 자율 주행 셔틀 부품·모듈 기반조성, 친환경 자동차 차체·섀시 등 제품화 전환 지원 정책들을 수행할 방침이다.

특히 대구경북에선 동력 발생 및 전달 장치, 내·외장재 등 주요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미래차 분야에 뛰어드는 모습이 눈에 띈다. 대구경북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219개사 대상)의 약 57.1%가 미래차 대응 계획을 세울 정도로 미래차 전환 의지가 충만하다. 미래차 대응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기·전자(71.1%), 섀시(68.9 %), 의장(57.5%), 파워트레인(52.3%), 차체(30.4%) 순으로 업종 비중이 높았다. 기존 내연 부품제조사들은 기존 기술을 활용한 주력 아이템과 유사한 분야의 미래차 부품 생산을 희망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경북 자동차 업체 수는 2020년 기준 총 982개로 전국 대비 19%, 종사자 수는 5만7천976명에 달한다. 이 중 13개(대구 7개·경북 6개)사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재편계획 승인을 획득해 차량용 수소탱크, 디지털 콕핏 시스템 개발, 전기차용 구동 및 제어시스템, 전기차용 구동 모터· 배터리팩, 수소차 핵심부품, 자율주행차 부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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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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