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人事'는 조직운영 방향의 중요한 신호탄

  •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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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18   |  발행일 2022-03-18 제22면   |  수정 2022-03-18 07:10
尹정부 첫 인사에 예의주시
과거 정부 잇단 인사 실패는
정권 지지율 하락·불신 초래
혁신적인 제도·시스템 통한
공정 잣대로 신상필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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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예부터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인사는 적재적소(適材適所), 즉 조직의 리더가 적합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알맞은 자리에 배치하는 조치(혹은 행동)를 넘어 무능하거나 기회주의적인 구성원을 분별해서 역기능을 제거하고, 재배치하겠다는 조직 전체에 대한 '신호(signal)'로 작용하여 조직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에 만사라고 한다.

리더가 무엇을 생각하느냐, 무엇을 알고 있느냐, 무엇을 믿고 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리더가 무엇을 행동으로 실천하느냐다. 백번 천번 말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강력하다는 뜻을 가진 '행동은 말보다 더 큰 소리로 말한다(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라는 서양 속담도 있다. 니콜라이 고골에 따르면, "일관성 있는 본보기는 규칙보다 더 강력하다". 따라서 리더의 인사조치는 뜻을 주고받는 비언어적 메시지(Nonverbal message)인 행동이자 본보기로서 향후 행동에 대한 신호이며 조직운영의 중요한 메시지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국가든 조직이든 '제대로 된 인사'를 통해 조직이 '공정'하고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탄'을 쏘아줌으로써 정당성도 인정받게 된다. 인사를 통해 인사대상자는 물론 다른 구성원들도 능력을 갖추려 노력하게 되고 '사기앙양'으로 조직 전체에 신뢰 기반 사회적 자본이 축적된다. 따라서 공정하고 신중한 인사는 조직운영의 절대 법칙과도 같다.

우리는 그간 정부나 기업, 단체 등 여러 조직에서 잘못된 인사가 조직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봐왔다. 과거 정부의 잇단 인사실패는 정권에 대한 지지율 하락은 물론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작용해 신뢰를 송두리째 저버리는 불씨가 되기도 했다. 이제 5월10일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공정과 상식 바로 세우기'란 기치를 내세운 정부의 첫 시험대가 될 분야가 바로 '인사'라는 점에서 우리는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혁신적인 제도와 시스템 또한 인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리더와 구성원은 인륜이 아니라 조직 목적을 기준으로 한 계약관계이므로 조직운영의 핵심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정한 잣대로 '신상필벌'해야 무능한 기회주의자가 설 땅이 없어진다. 세종대왕이 아버지 태종을 평가할 때, '태종은 기강을 세워서 일이 잘 되도록 한 분이셨다'라고 선왕이 실행했던 인사 제도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공신과 외척 세력을 누르고 다양한 인재풀을 마련한 태종이 유능한 인재를 적소에 배치해 왕권강화는 물론 제도정비로 500년 왕조의 기틀을 잡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영웅이자 한국의 눈으로 보면 '천연기념물' 격인 안소니 파우치 박사는 1968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에 들어간 후 1984년부터 38년째 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관련 최고권위자로서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나이가 들든 말든, 후배가 앞서가든 말든 40~50여 년간 한자리에서 일한 전문가가 한국엔 없는 것인가? 아니면 용인(用人)하지 않는 것인가? 말로만 전문가와 유능한 인재를 등용한다고 외치지 말고 제대로 된 전문가를 발탁해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소신껏 일하면서 역량을 키우게 하는 것이 진짜 '인사가 만사'라는 경구를 실천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제대로 된 인사조치는 향후 조직운영 방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이자 신호다. 현대 조직에서 이러한 메시지를 빈틈없이 관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조직 내 인사는 본래부터 '메시지' 전쟁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일관성 있는 메시지는 규칙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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