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치 1번지가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중구 삼덕네거리로 옮겨가고 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대구시장 출마자들이 반월당과 삼덕네거리 일대에 선거사무소를 잇따라 개소하면서 이 지역이 소위 '정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대구 도심 간선도로 가운데 가장 넓고 대형 현수막을 걸 수 있는 중·고층 빌딩이 많은 달구벌대로를 끼고 있어서다. 무엇보다도 범어네거리의 높은 임대료와 선거 현수막 게시에 부정적인 건물주의 반응이 '선거캠프의 서진(西進)'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홍준표(대구 수성구을) 의원은 도시철도 2호선 경대병원역 1번 출구 앞 건물에 선거준비사무소를 마련하고 둥지를 틀었다. 다만 홍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형 현수막은 걸 수 없게 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예비후보로 등록해야 선거사무소를 얻을 수 있고 외벽에 홍보 현수막 등을 걸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같은 당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경대병원역 2번 출구 인근 한 빌딩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건물 외벽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곳은 홍 의원의 선거준비사무소와 약 150m 떨어져 있다. 권용범 전 대구경북벤처기업협회장도 경대병원역 3번 출구 앞 건물에 선거사무소를 얻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경대병원역이 있는 삼덕네거리에만 국민의힘 소속 대구시장 출마자 3명이 나란히 선거 컨트롤 타워를 구축한 것이다.
일찌감치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은 반월당역 11번 출구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이 전 사장은 걸프전 종군기자의 이력을 내세운 현수막을 내걸고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후원회장으로 내세운 유영하 변호사는 달구벌대로 중에서도 서쪽인 서구 두류네거리에 자리를 잡고 내부 공사를 진행 중이다. 유 변호사 측 관계자는 "중구와 수성구 쪽도 알아봤지만, (유 변호사가) 대구의 대표적인 교차로 중 한 곳인 두류네거리를 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달구벌대로 외에 다른 지역에 선거 캠프를 꾸린 후보도 있다. 검사 출신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정상환 변호사는 선거사무소로 수성구 두산오거리 쪽을 택했다. 대구시장 출마를 위한 사무소이지만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는 중구청 뒤편에 선거사무소를 꾸렸다.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경세제민 연구소' 사무실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달구벌대로상에 있는 건물이 선거사무소로 인기가 있는 건 대형 걸개를 달 수 있을 정도의 높이와 면적을 갖추고 있는 데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대로변이기 때문"이라며 "범어네거리 경우 사무실 임대료가 높게 책정돼 있고 건물주들이 선거 현수막을 거는 데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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