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팁런 에깅(TIP RUN EGING) 삼척~동해

  • 김동욱 월간낚시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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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9   |  발행일 2022-07-29 제37면   |  수정 2022-07-29 08:22
킬로그램 오버급 무늬오징어 수면위로 '먹물 파티'

어초 포인트 씨알 500~600g 마수걸이 '히트'

전날만 해도 150마리, 소망의 탑 인근서 조황 뚝

뱃머리 북쪽으로 돌려…한섬방파제 앞서 폭발

낚이는 족족 1㎏ 전후급, 무거운 에기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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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우 선장도 킬로그램 오버급 무늬오징어를 걸어냈다.

한동안 뚝 끊겼던 입질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오후 2시, 한섬방파제 부근 수심 15m 전후 포인트에서 입질이 들어온다. 그것도 킬로그램 오버급으로. 뱃머리에 있던 박관수씨가 한눈에도 1㎏은 족히 돼 보이는 무늬오징어를 걸어 올린다. 곧이어 선미에서 박범수 한조크리에이티브 대표가 비슷한 씨알로 응수를 한다. 이윽고 조타실 옆의 구광해씨도 킬로그램 오버급 무늬오징어 입질을 받는다. 이때부터 낚이는 건 대부분 1㎏ 전후 씨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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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우 선장이 씨알 굵은 무늬오징어를 걸자 박관수씨가 뜰채로 랜딩을 돕는다.

◆강원도까지 올라온 무늬오징어

"팁런 에깅 갈 계획인데, 생각 있으면 합류하실래요?"

박범수 한조크리에이티브 대표의 제안이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7월 중순의 강원도 삼척항. 새벽 바닷바람이 이젠 제법 싸늘하다. 시계를 보니 오전 5시10분. 나는 겉옷을 하나 더 껴입는다. 곧이어 도착한 박 대표는 바로 낚싯대를 꺼내 채비를 한다.

오늘 우리가 탈 배는 삼척에서 보기 드문 루어 전문 낚싯배 '다자바호'. 젊은 선장 이봉우씨는 생활낚시와 함께 에깅 마니아들을 위해 이 지역에서 꾸준히 팁런 에깅 출조를 해오고 있다. 오전 6시30분. 합류한 쯔리겐FG 소속의 박관수, 구광해씨와 함께 우리는 다자바호에 올랐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삼척항 인근 정라진 방파제 부근.

"어제 4명이 150여 마리를 낚았어요."

이 선장이 최근 조황을 자랑한다. 그야말로 올해 무늬오징어 에깅은 역대급 호황임이 분명하다.

"히트~!"

입질은 바로 들어온다. 뱃머리에서 박관수씨가 마수걸이 무늬오징어를 걸어 올린다. 500~600g 정도 씨알이다. 곧바로 선실 오른쪽의 구광해씨도 비슷한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아낸다. 시작이 좋다.

"여기 바닥은 작은 섬 같은 여가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를 어초 포인트라고 부릅니다."

인공 어초는 아니지만 무늬오징어가 서식하기에 좋은 바닥지형이라는 게 이봉우 선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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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수(가운데)대표와 박관수(왼쪽), 구광해씨가 하루 조과를 펼쳐 보이고 있다.

◆정라진~후진항에서 마릿수 입질

첫 포인트에서 5~6마리를 낚아낸 취재팀은 바로 포인트를 이동한다. 남쪽으로 8㎞ 정도 내려간 다자바호는 덕산항이 보이는 해역에서 멈춘다. 수심은 15m 전후. 자갈과 암반이 섞인 바닥이다. 박 대표가 연속으로 500~600g급 무늬오징어를 걸어 낸다. 뱃머리에 있는 박관수씨도 마릿수 입질을 받는다. 비슷비슷한 씨알이 낚이고 있다.

"좀 더 멀리 가볼게요."

이 선장은 낚이는 씨알이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배는 첫 포인트였던 정라진방파제 앞을 지나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서 멈춘다. 삼척시에서 만든 유명 조형물인 '소망의탑'이 보이는 곳. 그러나 여기서는 전혀 입질이 없다. 박범수 대표를 비롯한 취재팀은 꽤 오랜 시간, 다양한 무게와 색깔의 에기를 흘려봤으나 누구 하나 반응을 받는 사람이 없다.

"어제까지만 해도 150마리가 나왔다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순간, 박범수 대표가 입질을 받아낸다.

"굉장히 예민하네요. 팁을 확 가져가는 입질은 없어요. 살짝 까딱거릴 때 챔질해봤더니 그게 입질입니다."

이 선장의 마음도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어제 그렇게 잘 낚이던 무늬오징어 마릿수 조황이 오늘 갑자기 뚝 떨어지자 당황스러운 거다. 마침 조류도 맞은 상황.

"일단 밥부터 먹고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그래,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우리는 이 선장이 준비해온 컵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다자바호는 뱃머리를 북쪽으로 틀어 3㎞ 정도 떨어진 후진항 앞에 자리를 잡는다. 이번에는 이봉우 선장이 직접 낚싯대를 든다. 그리고는 바로 킬로그램급 무늬오징어 한 마리를 낚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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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서 낚이고 있는 무늬오징어.

◆한섬방파제, 킬로 오버급으로

여기서 나도 카메라를 내려놓고 낚싯대를 들었다. 쯔리겐 에기스타 팁런용 에기 35g짜리를 내려본다. 원줄이 주르륵 풀리다가 수면에 축 늘어진다. 채비가 바닥에 닿았다. 수심은 15m가 채 되지 않는다. 서너 번 저킹 후 릴을 감고 원줄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에기는 물속에서 수평을 유지하면서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입질이 없다. 다시 서너 번 저킹 후 잠시 기다려본다. 이때 팁(초릿대)이 확 휘면서 무언가 묵직한 것이 원줄을 당긴다. 입질이다. 낚싯대를 세우고 천천히 릴링. 600g 정도 돼 보이는 씨알의 무늬오징어가 수면에 올라오면서 먹물을 뿜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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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이 괜찮은데요…."

"예, 그러네요. 오히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입질이 선명하네요."

삼척항 인근에서는 그렇게 간사하던 입질이 북쪽으로 불과 3㎞ 정도 떨어진 후진항 인근에서는 확실하게 들어오고 있다. 이때가 오후 2시쯤. 이 선장은 다시 키를 잡고 다자바호를 좀 더 북쪽으로 밀어 올린다. 도착한 곳은 동해 한섬방파제 앞.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여기, 즉 한섬방파제 앞에서 폭발했다. 낚이는 족족 씨알이 좋았다. 이날 낚인 10여 마리의 1㎏ 전후급 무늬오징어는 대부분 여기서 낚였다. 빠르게 가라앉는, 30g 정도의, 비교적 무거운 에기가 효과적이었다. 수심은 12~15m 정도로 얕은 포인트지만 거의 모두 에기가 바닥에 닿는 즉시 입질이 들어왔다. 심지어 에기가 내려가는 도중에 원줄이 확 풀려나갈 정도의, 그런 시원한 입질도 있었다. 이날 우리 취재팀이 낚은 무늬오징어는 모두 50여 마리. 출조 문의 : 삼척 다자바호 010-4644-7747 

<월간낚시21 기자 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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