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 운영 '대구 핼러윈축제' 향후 운영은?…구청 "내부 검토 중"

  • 이남영
  • |
  • 입력 2022-10-31 17:46  |  수정 2022-10-31 19:23  |  발행일 2022-11-01 제4면

서울 이태원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하면서, 그간 대구 남구에서 열렸던 '대구 핼러윈 축제'의 향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 졌다.

지난 29일 밤 10시를 넘긴 시각, 서울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즐기던 154명이 압사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구 남구청이 직접 운영하는 '대구 핼러윈 축제'의 향후 개최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2018년부터 남구 안지랑곱창거리 일대에서 열리던 '대구 핼러윈 축제'가 제대로 운영된 건 2년에 불과했다. 2019년까지 축제가 열렸지만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2020년부터 2년간은 축제가 취소됐다.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3년 만에 개최된 올해 핼러윈 축제는 이태원 참사로 둘째날 행사가 전면 취소되면서 반쪽짜리 축제로 마무리 됐다.

특히 이번 이태원 참사를 겪으면서 시민은 물론 축제 주 무대인 안지랑곱창거리 상인들 사이에서도 외국 축제인 핼러윈 축제를 지자체 차원에서 기념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살 아이를 키운다는 주부 박모(여·38·대구 중구)씨는 "최근 아이들 유치원에서도 서양 축제인 핼러윈데이를 기념하는 행사 알림을 받았는데,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서양 문화를 따라가고 있었나 씁쓸하다"며 "우리나라의 축제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데 다른 나라 축제를 크게 기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지자체에서도 핼러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행사를 진행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안지랑곱창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65)씨는 "장사하는 입장에서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기회는 맞지만, 굳이 핼러윈데이를 주제로 해야되나 싶다. 서양축제이고 우리나라 것도 아닌데 굳이 크게 챙겨야하나 싶다"며 "차라리 '곱창데이' 같은 것을 만들어 세일을 해서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이 상인처럼 일각에서는 '대구 핼러윈 축제' 대신 지역 특색에 맞는 행사로 바꾸자는 대안도 나온다.


직장인 정모(여·27·대구 남구)씨는 "안지랑곱창거리 핼러윈 축제는 중구 동성로보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곱창과 핼러윈의 연관성을 짐작하기 어려워 대구시민 전체가 즐길 수 있는 축제란 느낌은 들지 않는다"며 "안지랑곱창골목에 어울리는 행사를 새로 고안해본다면 지역의 특색을 살린 좋은 행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구 남구청은 이태원 참사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며, 향후 대구 핼러윈 축제 형태와 향후 운영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대구 핼러윈 축제의 형태를 바꾸거나, 아예 다른 행사를 진행할 방안도 고려 중이다"며 "내년 축제 진행 여부 등은 내부적인 검토 후에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남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