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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나경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am.com |
차기 유력 당권 주자인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여권의 관심은 뜨겁다. 나 부위원장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이어 외교부 기후환경 대사 등 정부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몸값을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대구경북(TK) 시·도민들은 나 부위원장의 차기 당권 도전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나 부위원장은 TK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선거인단(책임당원) 투표에서 이준석 대표를 앞섰다. 지난달 영남일보 창간기념 당 대표 적합도 조사(10월5~7일·에이스리서치·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에서도 나 부위원장(23.0%)은 TK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주호영 의원(19.0%), 안철수 의원(17.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나 부위원장은 "(인터뷰하면) 맨날 정치적인 것(주제)만 뽑아내서"라며 '정치인 나경원'에 대한 질문에 부담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으며 차기 당권 도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어떤 기구인가.
"대통령 직속위원회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위원장이시고, 제가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에 관한 정부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집행기구는 아니지만, 대통령께서 저에게 임명장을 주시며 집행기구처럼 일하라고 하셨다. 그만큼 윤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 의지를 보이셨다."
▶경북도 저출산·고령사회의 대표적 지역이다.
"저출산·고령사회의 원인은 굉장히 많다. 특히 경북을 비롯한 지방은 의료서비스가 충분하지 못하다. 대응 핵심 어젠다 세 가지는 '건강' '돌봄' 그리고 '일자리'로 요약된다. 지방에선 내가 아플 때 빨리,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아이를 낳아도 돌봐주고,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도 부족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제가 그 대안들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을 평가한다면.
"승복하지 않는 야권으로 인해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해 안타깝다. 지금 대한민국은 인구와 기후변화란 두 가지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우리 사회가 인구 구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기후 문제는 인류 생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녹색 기술이란 미래 먹거리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미래 어젠다인데 이런 부분을 논의하기에는 (야권이) 발목을 너무 많이 잡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국정 어젠다에 부응하는 법안은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고, 예산 심의조차 제대로 안 해 주려고 한다. 마치 윤석열 정부는 양다리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달리는 것처럼 한 걸음 나가기가 굉장히 힘들다. 모래주머니를 뗄 수 있는 것은 민심이다. 대한민국 미래에 항상 책임감 갖고 도와주시는 TK 유권자들께서 마음을 모아주셔야 한다."
▶차기 당권 도전 의사는 있나.
"상황을 지켜보겠다. 아니, 진짜 지켜보게 된다. 왜냐하면 (차기 당 대표) 하시고 싶다는 분이 너무 많다. 솔직히 두 가지 어젠다(저출산고령사회와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하루빨리 내놓고 싶다. 지금이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어젠다이기 때문에 한 걸음이라도 나가고 싶다. 그런데 이런 어젠다를 해결하는 힘은 첫 번째가 대통령에게서 나온다. 두 번째 힘은 정치에서 나온다. 그런 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당이 잘되어야 뭐라도 할 수 있다. 당이 안 되면 아무것도 못 한다. 야당이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막고 있다. 여당이 야당에게 단호하지도, 그렇다고 협조를 받지도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여당이)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당심은 나경원, 민심은 유승민 전 의원'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도 있다.
"우리 당이 어려울 때 당원들과 함께 일으켜 세우려고 많이 노력했고, 고생했다. 광화문에서, 동대구역 앞에서 당원들과 애환을 같이 했고, 당에 대한 애정이 가장 많다고 보시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의 집권 여당 대표는 단호할 땐 단호하고 협력을 이끌어야 할 땐 협치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부합한다고 당원들이 생각하시는 것 같다. 강단 있으면서도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가진 정치인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 당원분께 늘 고마울 따름이다."
여전한 당대표 출마 카드
"내부 잡음·분열로 국민 피로도 높아
당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리더십 절실
TK출신만이 꼭 TK를 대변하지 않아
오히려 지역발전 동력 떨어질 수 있어"
저출산·고령화 해결 의지
"급격한 인구 감소와 기후변화 위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회될 수도
대응 핵심어젠다는 건강·돌봄·일자리
지방 열악한 의료·보육 해법 찾겠다"
▶당 대표로서 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강단 있는 리더십, 용기 있는 리더십, 그러면서도 포용할 수 있는 리더십이라 생각한다. 저는 계파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우리 당은 차기 총선을 앞두고, 공천 때문에 친윤·비윤으로 갈라져 싸우지 않을까 걱정된다. 당내 잡음과 분열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져 있다. 지금은 협치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을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리더십과 쓴소리도 할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
▶강성 보수라는 평가가 많다.
"그런 시기에(20대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렇게 처절하게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문재인 정권이 너무 왼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바로잡아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오히려 저는 여러 가지 사회 이슈에 있어 상당히 진취적인 편이라 스스로 생각한다. 4년에 한 번씩 국회가 새롭게 구성되면 한국정치학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이념 지표를 조사한다. 그러면 늘 (저는) 우리 당에서 중도 쪽에 가까운 TOP 10 안에 포함됐다. 대북, 안보 문제에선 보수, 사회·복지 등 기타 분야에선 진취적 성향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차기 총선 필승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차기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윤석열 정부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이냐가 관건이다. 지지율 상승의 핵심은 경제에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 현 정부에 여러 가지 불만이 있지만, 경제 상황보다 중요한 것이 없을 것이다. 집값 하락, 이자율 상승, 인플레이션 등 우리 경제는 어느 것 하나 좋은 것이 없다. 결국 경제 위기를 유능하게 헤쳐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팀이 유능한데 여기에 정무적 감각이 필요하다. 그 부분만 조금 더 강화한다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고, 총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여당이 대통령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내에서) 대통령께 지나치게 말하는 사람도 많다.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해야 한다. 그런데 (당) 밖에서 불필요한 말을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잘한 것에는 아낌없이 힘을 보태고, 아닌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여당 당 대표는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깊은 인물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신뢰하지 못하는 인물이 당 대표가 되면 원활한 소통은 어려워진다."
▶친윤·비윤 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어떻게 보나.
"권력을 두고 싸우는 것이다. 친윤·비윤 갈등뿐만 아니라 친윤 내부에서도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같은 내부 갈등으로 우리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멀지 않은 과거에도 친박·진박이 자기들끼리 권력을 잡으려다 더 내리막길을 걷지 않았나. 같이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자기 욕심을 내려놓고 선당후사의 마음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칫 선사후당하면 공도동망(共倒同亡)할 수 있다."
▶대구경북의 숙원 사업이 많다.
"TK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꼭 TK 출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발전에 동력 또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올바른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TK 정서와 가장 비슷한 정치 철학을 가진 인물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야 TK 숙원 사업들도 신속하게 이루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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