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의회, 역사·관광사업 예산 67% 삭감…사업 좌초 위기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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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5  |  수정 2022-12-14 18:28  |  발행일 2022-12-15 제6면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대구형무소 역사관 조성' 사업 등
대구 중구의회, 역사·관광사업 예산 67% 삭감…사업 좌초 위기
14일 대구 중구의회에서 열린 제283회 본회의에서 류규하 중구청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과 '대구형무소 역사관 조성 사업' 등 내년도 대구 중구의 핵심 사업 예산이 중구의회에서 대폭 삭감돼 이들 사업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중구의회는 14일 제283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중구 예산 2천967억원 중 58억원을 삭감했다. 특히 삭감 예산 중 중구청의 내년도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35억원)을 비롯해 '동성로 미디어아트 구축 사업'(9억원), 이육사 기념관 등이 포함된 '대구형무소 역사관 조성 사업'(5억원)은 전액 삭감돼 논란이 일었다.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은 근대미술의 대가이자 대구 출신인 이인성 화백의 작품을 미디어 파사드 형식으로 연출하고, 이 화백의 스토리를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약령시와 한방특구를 활성화하고 관광객 등 유동 인구 유입을 꾀하고자 계획한 것이었다. 대구형무소 역사관 조성사업은 지난해 12억원이 삭감된에 이어 올해는 사업 규모를 축소해 해당 부지 소유자인 삼덕교회 측과 이미 협의가 된 상황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중구의회는 예산안을 확인한 결과, 사업에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예산안은 삭감했다는 입장이다.

이경숙 중구의원은 이날 본회이에서 "'이인성 아로스 기념관'이 설치될 장소인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이하 체험관)은 제대로 활용되기 보다는 방치된 모습만 보았다. 그러던 중 중구청에서 지난해 12월 말 정례회에서 체험관 리모델링 예산 5억원을 요청해서 의회가 승인했으나 올해 7월에 다시 반납 됐다"며 "이인성 화백 예술 공간 용역을 실시한 결과, 체험관 내 좁은 공간에 미디어파사드 LED가 들어가면 지속적인 관광 가능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일반인들이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구의회는 이인성 화백의 고택이 대구시 예산으로 재건 중임을 알리며 그 공간에 이인성 아르스 공간을 함께 마련해 보자는 대안까지 제시했으나, 결국 내년 예산에 이 화백 공간 조성 예산으로 올라왔다"며 "가뜩이나 약령시 한방특구의 존치 여부가 불투명한 사황에서 한방 특구와 관련한 대책 방안을 제시하기보단 오히려 한방과 아무런 관련 없는 이 화백의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의문이다. 이외의 예산이 삭감된 사업도 예산심의위원회에서 참여한 의원들이 예산 삭감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끝에 도출한 결과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집행부인 중구청 측은 현 예산안 삭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류규하 중구청장은 의회가 집행부에게 사업에 관한 소명 기회도 주지 않았다며 의회를 향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류 구청장은 "전액 삭감된 예산 중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과 대구형무소 역사관 조성 사업은 진골목, 삼덕교회, 김광석길을 잇는 주요 골목 투어 콘텐츠로 구상하고 있었다"며 "특히 동성로 미디어아트 구축사업과 동성로 화단조성사업, 외국인 팸투어 등은 침체된 동성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사업들로 민선 8기 첫발을 내딛는 5대 핵심 공약사항의 주요 사업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류 구청장은 또 "대개 중구 관광진흥과 한 해 예산이 67~77억 정도인데, 이 예산의 67%가 삭감된 셈이다. 중구가 이제야 코로나19를 벗어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 관광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려 했는데, 구청의 노력이 시작도 전에 발목을 잡혀 관광 현안 사업 추진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 하다"고 우려했다.

내년도 중구 예산안 심의와 관련해 적지 않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산안 삭감 소식에 일부 주민들이 중구의회 본회의장과 의회를 방문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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