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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의회 여성 구의원들이 15일 오전 중구청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
대구 중구의회가 내년도 집행부(중구청) 예산을 삭감(영남일보 15일자 제6면 보도)하는 과정에서 중구청 간부들이 여성 구의원들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 예산 삭감 관련 파장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권경숙·김효린·이경숙 중구의원은 15일 오전 중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구청 고위 간부 공무원들이 중구의회 여성 의원들에게 폭력과 횡포로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낸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종 조정이 끝난 직후 중구청 부구청장을 포함한 여러 간부 공무원이 소회의장에 들어와 의원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한 고위공직자는 "예산을 다 삭감하면 일하지 말란 이야기냐"며 언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무력을 통한 공포감 조성으로 의정활동을 폭력 행정으로 제압하려 했다"며 중구청의 진정한 사과와 타당한 처벌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구청장도 부하 직원들의 불법행위를 방조하고 현재까지도 이 사건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의회 예산안을 조정하는 것은 구의원 고유 권한임에도 중구청장과 직원들은 의원의 권한을 침범했다. 의회의 권위를 실추시킨 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사건의 가해자들에게 타당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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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의회 여성 구의원들이 15일 중구청장실을 찾아 류규하 구청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남영기자 |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중구청장실을 방문해 류규하 중구청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했으나, 류 구청장은 집행부가 요청한 소명 기회를 승낙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며 또다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성명서를 받은 류 구청장은 구의원들에게 "집행부가 소명 기회를 달라고 방문한 것이 어떻게 폭력적인 행위가 될 수 있냐"고 말하자, 구의원들은 "의원들을 찾아와 욕을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 것이 어떻게 소명 기회를 달라고 한 것이냐. 폭력적인 행위는 어떠한 경우도 정당방위가 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어 류 청장이 지난 14일에 진행한 제283회 본회의에서 이경숙 구의원이 잘못된 내용을 발언했다고 지적하자, 이경숙 구의원은 "집행부의 폭력 행위 설명을 요청했더니, 전혀 상관없는 말씀을 하신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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