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 이남영
  • |
  • 입력 2022-12-19  |  수정 2022-12-19 06:50  |  발행일 2022-12-19 제26면

[취재수첩]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세계인들이 뜨겁게 열광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마무리됐다. 월드컵은 매번 전 세계적인 열광과 환호를 얻었지만, 이번 월드컵은 유독 많은 이변이 일어나 더욱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이 끝났을 당시만 해도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제 조건을 충족시켜야 했다. 16강에 진출할 확률이 9%뿐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태극전사들은 낮은 확률을 뚫고 16강 진출에 성공해 '9%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월드컵 기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힌 태극기에 국민은 환호했다. 당초 이 문구는 한 게임 선수가 게임을 마무리하고 인터뷰 한 기사의 제목에서 유래됐지만, 이내 SNS, 방송 등에서 '중꺾마'로 지칭되며 활용됐다.

태극전사들은 16강 브라질전에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줘 국민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전반전에서 4-0으로 지는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세계 랭킹 1위 브라질의 골문을 흔들어 4-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록 경기에선 졌지만 이들이 보여준 투혼은 꺾이지 않겠다는 마음을 경기로 충분히 보여줌으로써 많은 환호와 찬사를 받았다.

이들을 응원한 사람은 자국민뿐만 아니었다. 기자는 한국의 첫 조별 리그 경기인 우루과이전을 베트남에서 시청했다. 베트남 곳곳에서 한국과 우루과이전을 큰 스크린 화면으로 중계해 다 함께 경기를 시청했고, 한국 선수의 슈팅이 골대를 빗나갈 때마다 자신의 일인 듯 아쉬워하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에 월드컵이 세계인의 축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19일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으로 월드컵은 끝이 났다. 비록 타국이지만 선수들의 꺾이지 않는 투혼과 경기력은 모두를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리게 했다. 마치 베트남인들이 한국을 응원한 것처럼, 우리 국민도 두 나라 모두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응원하고 지지했을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사회 속 개인의 존재를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만드는 소식을 자주 접했다. 올 한 해 대구에서도 수성구 법조타운 화재 등 여러 사건을 접한 또 다른 개인의 마음에 크고 작은 생채기가 남았지만, 세계인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장인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의 뜨거운 투지와 열정이 우리의 마음을 울렸을 것이다.

태극 전사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접한 시민들이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과 함께 올 한 해를 따뜻하게 마무리하길 바란다.

이남영기자〈사회부〉

기자 이미지

이남영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