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DJ·노무현 묘역참배 및 文 만남 등 '야권 결집' 행보로 새해 시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막걸리와 식혜로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새해 첫 일정으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또 2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는 등 검찰 수사를 앞두고 친문(親문재인)과 같이 당내 주류를 중심으로 '야권 결속'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10분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협충탑에 이어 김 전 대통령의 묘역으로 이동해 참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방명록에 "민생·민주·경제·평화의 위기를 넘어 새로운 희망과 도전의 길을 열겠다"고 적었다. 이후 이 대표는 당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타협과 조정을 통해 희망을 만드는 일들이 많이 사라지고 폭력적, 일방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라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다음으로 이 대표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참사 시민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후 이 대표는 정오를 즈음해 서울 마포구 김대중 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재단 신년하례식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요즘 유난히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의 궤적을 많이 떠올리게 된다"면서 "인동초라고 불릴 만큼 혹독한 시련과 고난을 겪고 끊임없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면서 나라의 평화, 인권, 민생, 민주주의를 위해서 헌신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현재 민주주의도, 민생도, 한반도의 평화도 위기지만 그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제시하고 정치가 가야 할 길,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일에 우리 모두 함께 힘을 합치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2일에는 오전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마지막으로 창원에서 청년 정책 간담회와 '국민보고회 부산·경남편'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민주당 측은 이번 부산·경남 신년 일정이 이 대표가 최근 안동을 비롯해 전국을 다니는 '경청 투어'의 일환이며 새해를 맞아 민주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들을 찾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검찰 수사 국면을 고려했을 때 '야권 및 민주당 지지층 결속'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친노(무현)·친문(재인)의 근거지인 부산·경남 방문 일정은 물론 새해 메시지들도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야권 전체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앞서 이 대표는 경청투어로 진행된 지난달 28일 광주일정에선 "민주당은 하나"라고 강조하며 지지층을 다진 바 있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다. 다음주 검찰 출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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