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대통령실 압박…나경원 당대표 출마 결정은?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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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0  |  수정 2023-01-09 18:09  |  발행일 2023-01-10 제5면
거세지는 대통령실 압박…나경원 당대표 출마 결정은?
2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년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세지는 대통령실 압박…나경원 당대표 출마 결정은?
국민의힘 김우영 청년당원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청년당원 100인, 나경원 당 대표 출마 요청 및 당원 중심 공정전당대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유력 주자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통령실과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에서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논란과 맞물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해촉 카드'까지 꺼내들고 있는 상황 속에 당 내 이목도 온통 나 부위원장에게 쏠리고 있다.

9일 나 부위원장 측근들에 따르면 나 부위원장은 향후 행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설 연휴 즈음 출마 선언'과 대통령실의 입장을 수용할 것이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나 부위원장 측은 "주변에 조언을 구하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야말로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하는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 향후 지지율 등 여론의 흐름을 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선뜻 비윤(非윤석열계)이라는 타이틀로 출마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실에서는 전날 부위원장직 해촉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부위원장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장관급 고위 공직자가 정부 정책 기조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면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이유에서다. 대통령이 위원장인 저출산위의 정식 회의가 지금껏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음에도, 나 전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위원회 차원에서 해당 대책을 검토했다며 '거짓 해명'했다는 지적이다.

고위 공직을 당 대표 선거를 위한 도구로 활용한 것도 문제로 보고 있다. 나 부위원장이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저출산·고령화 정책을 설계하는 중책을 '자기 정치'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대통령실 내부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로 인해 국가 중대사에 대한 국민적 혼란을 야기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 일색의 기류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100% 투표로 '윤심(윤대통령의 의중)'의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당장 대통령실이나 당내 친윤계의 절대적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선투표까지 이뤄지는 만큼 당내 윤심을 이기기는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한 원내 인사는 "월말까지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출마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미 친윤계와 충돌하는 모양새에서 이대로 주저앉으면 정치 생명은 흐지부지되는 것이지만, 당선이라도 된다면 대권 주자로 직행 아니겠나"라면서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비윤계 대표주자' 격인 유승민 전 의원에게 반사이익을 안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한 친윤계 의원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만큼, 나 부위원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유 전 의원은 반드시 출마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는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하는 청년당원들의 기자회견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당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후보를 인위적으로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선택지를 당에서 조정해 당원에게 투표를 하게 한다면, 과연 공정한 전대, 진정한 의미의 당원 의견 100%' 전대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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