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위 '사의 표명' 전대 참전하나…대통령실은 "들은 바 없다"

  • 정재훈
  • |
  • 입력 2023-01-11  |  수정 2023-01-10 18:14  |  발행일 2023-01-11 제5면
나경원, 저출산위 사의 표명 전대 참전하나…대통령실은 들은 바 없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장관급)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권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가 당 대표 후보로 김기현 의원에 힘을 싣는 가운데 인지도와 높은 지지율을 가진 나 전 의원 출마가 당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나 전 의원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쳐드렸으므로 사의를 표명합니다"라며 윤 대통령에 사의를 전달했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놓은 '헝가리식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대통령실과 갈등이 결국 사의까지 이어진 것이다.

최근 나 전 의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놓은 '헝가리식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아이디어를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후 대통령실 측은 정부 정책 기조와 정반대라면서 공개 반박했지만 나 전 의원은 해당 대책을 검토한 바 있다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때문에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부위원장직 해촉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결국 나 전 의원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압박은 '윤심'(윤대통령 의중)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사의 표명 얘기를 전해 들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박하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대통령실과 갈등을 고려했을 때 끝까지 축적된 앙금을 드러낸 것이다.

나 전 의원 측은 "사의가 출마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치권은 나 전 의원이 부위원장 직을 내려놓을 경우 선택지는 전대 출마밖에 없는 만큼, 당권 도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해석을 하고 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사의 표명에 앞서 당내 친윤(親윤석열) 그룹 핵심인 이철규 의원과 시내 호텔에서 비공개 회동한 뒤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은다. 이들이 회동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나 전 의원이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나 전 의원 주변에선 당 초 설 연휴를 전후해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실과의 갈등과 친윤 그룹의 불출마 압박이 거세지자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