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씁쓸한 뒷맛 남긴 羅 불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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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6  |  수정 2023-01-26 06:51  |  발행일 2023-01-26 제23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당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했다.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뜻이 담긴 메시지였다. '헤어질 결심'의 장소로 당사를 택한 이유도 짐작된다. 국민의힘이 최악으로 가는 국면 앞에서 멈춰선 그의 결단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불출마 선언이 있기까지 '윤심'의 완력 행사 논란과 세간의 기대가 있었음에도 장수가 여론을 따르지 않은 '리더십 결핍'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그는 불출마의 변에서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는 고언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길로 가고 있는가를 되묻게 되는 장면이었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과의 관계, 정치적 미래, (당 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당 운영의 문제, 지지율 하락 등의 요인을 고민했음 직하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땐 멈추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그는 "저는 영원한 당원입니다"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영원한 당원'은 나 전 의원 아니라도 많다. 나 전 의원 정도의 정치인이라면 구별된 가치와 역사적 평가에 천착하고 진력해야 한다.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대구경북으로서는 이제 유승민 전 의원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그가 나오면 3자 구도, 나오지 않으면 양자 구도다. 어느 쪽이든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나 전 의원이 멈췄듯이 국민의힘도 여기서 멈춰야 한다. 더는 윤핵관의 완력이 동원돼선 안 된다. 당원투표 하기로 했지 않는가. 당원의 결정에 맡기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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