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참사 유가족 "제대로 된 추모 등 약속 지켜라"

  • 양승진
  • |
  • 입력 2023-02-16 15:33  |  수정 2023-02-16 15:45  |  발행일 2023-02-16
clip20230216145348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를 앞두고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가 지난 15일 낮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 명예 회복과 제대로 된 추모 사업 등을 촉구하고 있다. <2·18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 제공>

20년 전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은 제대로 된 추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명애 2·18희생자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15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무엇을 더 해달라는 게 아니다. 약속했던 사안들을 중앙 정부와 대구시가 지켜주길 바라는 것 뿐"이라며 "20년 세월 동안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무엇이 그렇게 어려운 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큰 바람도 아니다. (시민안전테마파크 명칭을) 2·18 기념공원이라고 병기해주고, 체험관 내 작게라도 추모공간을 조성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미 약속된 사안이고, 조례를 정해 통과시키면 되는 건데 왜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리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오후 2·18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는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대구시를 향해 △유가족 명예회복 △추모사업 이행 등을 촉구했다.


황 국장은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게 유가족에게 어떠한 이익이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한 공간에 추모탑·묘역·전시관 등이 조성됐을 때 진정한 교육의 효과가 난다. '사고가 일어나면 이런 모습이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참사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 전달만으로도 한국 사회의 반복되는 참사를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사 희생자 192명 중 시민안전테마파크 내 '명상의 공간'에 묻힌 유해는 총 32위다. 그러나 이곳에 추모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이 지나면서, 이들은 잊혀졌다. 그 세월 간 한국 사회에선 수 많은 참사가 잇따랐다.


황 국장은 "세월호 참사 때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우리가 제대로 했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그런데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에게 우리가 했던 말을 그대로 했다"며 "지금도 대형 참사는 계속 일어나고 있다. 온전하게 추모할 수 있는 분위기, 제대로 된 가해자 처벌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더 이상의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전국재난참사피해가족연대(가칭)은 16일 중앙로역 추모의 벽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수없이 반복되고 있는 재난과 참사가 우리 사회에서 아무런 반성도 없이 허무하게 잊혀져서는 안된다. 이제는 대구지하철참사를 지워내는 추모사업이 아니라 참사를 우리 삶의 곁에 두고 꺼내 볼 수 있는 추모사업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양승진 기자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