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선 추모, 한쪽에선 "안된다"…아수라장 된 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

  • 박준상,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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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8 13:31  |  수정 2023-02-20 09:43  |  발행일 2023-02-20 제10면
참사 발생시각 9시53분 맞춰 추모식 시작
추모식 진행 중에 팔공산 상가번영회 반대집회
추모객과 번영회 측 삿대질·욕설 오가며 난장판
양측 모두 "대구시가 갈등 조장하고 방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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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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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이 열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바깥쪽에서 팔공산 동화지구 상가번영회가 추모식 반대집회를 열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18일 열린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이 난장판이 됐다. 주최 측과 팔공산에서 추모식을 여는 것을 반대하는 단체가 부딪히며 소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2·18안전문화재단(이하 재단)은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지하철참사 발생 시각인 오전 9시53분에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식을 열었다. 한편 팔공산 동화지구 상가번영회는 테마파크 바깥에서 집회를 열고 협의 없는 추모식을 반대했다.

추모식은 추도사, 추모공연 및 추모노래 제창,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재단 측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과 반대집회가 동시에 열리자 경찰은 두 현장 사이에 인력을 배치하고 충돌을 방지했다. 그럼에도 바리게이트를 사이에 두고 추모식 참석자와 번영회 측의 삿대질과 욕설이 오갔다. 추모식이 진행되는 중에도 노래를 틀고 구호를 외치자 한 추모식 참석자는 "팔공산 일대에서 장사가 안되는 것이 우리 탓이냐. 대구시가 발전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 때문에 이러는 것 아닌가"라며 소리쳤다. 경찰이 제지했지만 추모식이 끝날 무렵까지 여러 차례 반복됐다.

상가번영회는 정당한 반대라며, 오히려 재단 측이 팔공산에서 추모행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번영회 측은 "안전테마파크는 순수한 교육장"라며 추모식 자체가 불법이라 주장했다. 또 "추모시설이 아닌데 왜 여기서 추모를 하느냐. 중앙로역 추모공간에서 추모행사를 가져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추모식을 반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단과 반대 집회 양측 모두 대구시가 갈등을 조장하고 방치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대구시가 유가족과 상인들에게 이면합의로 각각 추모공간 마련과 발전사업의 기대를 가지게 했지만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책임을 물었다.이날 추도사를 한 더불어민주당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은 "실질적 영향력이 있는 대구시장은 여지껏 행정과 공무원 뒤에 숨었다"며 "유가족과 상인들의 갈등은 약자끼리의 안타까운 싸움이다. 대구시와 정치가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규탄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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