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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탄핵'을 놓고 국민의힘 김기현·안철수 당 대표 후보 간 상호 비방전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에는 17일 대구를 방문한 안 후보가 취재진을 만나 내놓은 답변이 발단이 됐다. 안 후보는 김 후보가 "'민주당 DNA'를 갖고 있다. '내부 총질'한다"는 등의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신 분이 김 후보로 알고 있다. 그런 분이 또 그런 말씀을 하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이날 김 후보 측 선대위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 선관위가 '네거티브 자제'를 촉구했음에도 안 후보 말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며 "또다시 국민의힘을 '탄핵'의 강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벼랑 끝에 몰린 어려운 처지 때문인지 말 폭탄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다"며 "대구시민과 당원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우리 당의 비극마저도 그저 자기 정치를 위해 스스럼 없이 이용하려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국민의 당이 가장 먼저 탄핵을 주장했고,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탄핵을 자기 공으로 삼던 안 후보의 발언은 지금도 선명하다"며 "30명이 넘는 현역 국민의당 의원을 이끌고 탄핵을 앞장선 안 후보는 자신의 발언을 잊었는가. 적반하장 정치공세가 안 후보 새 정치의 철학이자 본질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앞서 '1차 탄핵 공방'은 지난 11일 경기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안 후보를 겨냥해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당시 김 후보는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당 대표로)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 대통령 임기가 얼마 안 지났는데 그런 분란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후보는 13일 제주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당 대표,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 대표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저격했다.
한편, 안 후보는 17일 칠곡을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로당 조직책이었던 점과 자신이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의 유사성을 강조하면서 "나보다 더 민주당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룬 게 아니겠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힘 이준석 전 대표는 18일 SNS를 통해 "이봐 톰, 당신은 선거 열흘 전에 우리 쪽에 왔어"라고 꼬집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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