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의 꿈 '人文'으로 초석 놓고 '호국 브랜드'로 완성한다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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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1 07:37  |  수정 2023-03-01 08:50  |  발행일 2023-03-01 제12면

호국의 도시 경북 칠곡군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천400억원을 투입해 '칠곡 U자형 관광벨트'를 조성했다. 이는 호국·평화 스토리를 기반으로 역사·안보, 자연·생태, 문화·예술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체험형 관광단지로, 3㎢에 달하는 큰 면적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직 관광객의 발걸음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가 칠곡군이 대표 도시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는 호국의 확장성을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칠곡군은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문화도시'와 '칠곡할매글꼴'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호국의 엔진을 대구 군부대 유치를 통해 강력한 엔진으로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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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칠곡군 왜관산업단지 근린체육공원에서 '산단에 나비날다'라는 주제로 열린 문화도시 예술제에서 어린이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문화도시로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칠곡군은 지난해 말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문체부로부터 제4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받았다.

공모 신청을 한 지자체 104곳 중 예비문화도시 선정을 거쳐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곳은 24개 지자체뿐이다. 칠곡군은 법정문화도시 지정으로 국비·지방비를 포함한 총 150억원으로 5년간 칠곡군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도시를 구현할 계획이다.

모두의 문화도시
공모신청 104곳 중 24곳 선정
5년간 국비·지방비 150억 투입
특색 있는 문화도시 구현 계획


군이 법정문화도시 지정으로 도시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기회를 얻었지만, 매년 평가로 지정취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정 이후 운영도 매우 중요하다.

법정문화도시 사업은 승인된 계획에서 세부적인 사업을 기획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완전히 성격이 다른 사업은 추진할 수 없다. 특히 기존 생활문화·예술 동아리·예술단체 지원사업 예산으로는 사업비를 사용할 수 없다. 이에 3월 설립 예정인 칠곡군문화관광재단이 5월부터 문화도시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칠곡군은 지역사회의 주도와 인문가치를 통해 칠곡군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칠곡군 관계자는 "인문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 정책으로 명실상부한 문화도시로 거듭나고 미래자산으로 형성할 계획"이라며 "칠곡군을 넘어 타 도시, 세계 도시 간 교류 등을 통해 인문경험을 확산해 나가는 공유지로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칠곡할매글꼴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인 할머니들과 김재욱(맨오른쪽) 칠곡군수, 정희용(맨왼쪽) 국회의원이 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칠곡할매글꼴, 전국적 이슈 부상

칠곡할매글꼴은 칠곡군이 마련한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친 다섯 명의 할머니가 4개월 동안 종이 2천장에 수없이 연습한 끝에 2020년 12월 제작된 글씨체다. 한컴오피스·MS워드·파워포인트 정식 글씨체로 등록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연하장 글씨체로 사용되면서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칠곡할매글꼴
성인문해교육서 글 깨친 5명
4개월간 연습해 만든 글씨체
전국적 화제 모으며 '빅 히트'


방송인 겸 역사학자 정재환 전 성균관대 교수를 홍보 대사로 위촉하면서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다. 1월25일에는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칠곡할매글꼴 주인공 할머니들과 40여 년 만에 교사로 돌아와 분필을 잡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마지막 수업'이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이날 할머니들은 이 도지사가 마련한 한글 수업에 참석해 '명예 졸업장'도 받았다.

칠곡할매글꼴 전시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현재 국립한글박물관에는 칠곡할매글꼴로 제작한 표구가 상설 전시되고 있다. 할머니의 일상과 시화를 전시한 특별기획전이 대통령실과 경북도청에서 열린 바 있다. 3월16일부터는 어린이 동화 작가 전이수와 함께 제주시에 있는 미술관 '걸어가는 늑대들'에서 '괜찮아'라는 주제로 특별 기획전을 연다. 기획전은 '10대 같은 80대 칠곡군 할머니'와 '80대 같은 10대 제주 소년'이 코로나19와 고물가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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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열린 '칠곡군 군부대 유치 범군민위원회' 발대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대구 군부대 유치로 호국 브랜드 완성

칠곡군은 호국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호국의 개념을 6·25전쟁에만 한정하지 않고, 천안함·연평해전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등을 통해 근래 역사도 칠곡에 접목시켰다. 해외로도 범위를 확장해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고 아프리카 유일의 6·25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 지원에도 나섰다.

대구 군부대 유치
5개 시·군 중 최초로 유치표명
석적 망정·도개리 후보지 선정
홍보에 모든 행정력 집중방침

칠곡군은 대구시가 이전을 추진 중인 군부대 유치를 통해 호국 브랜드를 완성하고자 한다. 대구시가 육군 제2작전사령부, 제50보병사단,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방공포병학교 등 국군부대 4곳과 캠프 워커·헨리·조지 등 미군부대 3곳을 통합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경북도 지자체 5곳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칠곡군은 영천시, 상주시, 군위군, 의성군과 함께 대구 군부대 유치에 뛰어들었다.

칠곡군은 대구시가 추천한 석적읍 망정·도개리를 유치 후보지로 선정하고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탁월한 정주 여건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국 도시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구 군부대 유치에 나섰다. 칠곡군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군부대 이전을 공표하자마자 가장 먼저 유치 의사를 표명하며 곧바로 군부대 유치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또 백선엽 장군의 장녀인 백남희 여사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유치 활동을 강화했다.

1월9일에는 칠곡군 군부대 유치 범군민위원회도 발족했다. 이어 2월17일에는 서울 공군호텔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재경칠곡군향우회를 찾아 대구시 이전 군부대 최적지가 칠곡군이라는 점을 홍보했다. 군은 군부대 유치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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