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권 다변화 시대 교동] 다시 청춘의 거리로…뉴트로 핫플 '잊힌 골목'을 깨우다

  • 최시웅,이남영,이현덕,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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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3 08:25  |  수정 2023-03-13 08:27  |  발행일 2023-03-13 제3면
전자상~귀금속거리 잇는 1㎞
카페·술집·피자가게 등 빼곡
레트로 분위기 속 트렌드 혼재
휑한 거리 밤이 되면 젊음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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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 중구 교동골목에 젊은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젊은 사장들이 트렌디한 콘셉트로 가게를 열면서 젊은 소비층이 몰려 오고 있는 것. 하지만 채낚기 어선의 집어등 불빛을 보고 달려 오는 오징어처럼 밤에만 북적거리고(위) 낮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비된다. 교동 골목의 완전한 부활을 위해선 기존 상권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덕·윤관식기자
전자상이 즐비한 거리와 귀금속거리를 잇는 1㎞ 남짓한 대구 중구 교동 한 골목. 이곳에 들어서면 독특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컴퓨터 조립, 조명·전자제품 가게 사이에 카페·술집·피자집·일식당 등이 묘하게 포진해 있다. 화려하게 치장한 청년도 자주 목격된다. 새것과 옛것, 먹고살기 위한 것과 즐기기 위한 것이 혼재된 듯한 모습이다. 시간이 멈춘 오래전의 도시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에 요즘 젊은이들이 모이다 보니 촌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낮과 밤의 풍경도 천양지차다. 부조화 속 조화랄까. 사실 그것으로도 설명이 부족한 이상야릇한 요즘 교동이다.

지난 3일 오후 2시 찾은 교동 대형 귀금속 매장 앞 거리. 데이트 중인 연인들 사이로 이른바 '힙스터(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차별화한 옷차림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 옷차림을 한 젊은이가 간간이 눈에 띄었다. 귀금속거리 안쪽 골목은 많이 한산했다. 매장 10곳 중 5곳 정도는 셔터를 내린 상태였다. 문을 연 점포에서도 손님을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
귀금속거리와 이어진 전자상 밀집 거리는 더 한적했다. 을씨년스러울 정도다. 가끔 어르신이 길을 오갈 뿐 청년은 보이지 않았다. 안쪽으로 이동할수록 더 심했다. 문을 연 전자상가는 있지만 파리만 날렸다. 현장서 만난 상인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한 상인은 기자에게 "할 일이 없어 나왔다"고 푸념만 늘어놨다. 교동공영주차장 주변 골목은 승용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주차장에서 나오는 이들은 교동의 카페·식당으로 발길을 향했다. 그들을 따라 가보니 귀금속거리에서 대구시청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카페와 식당에는 청년이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오후 7시. 해가 지자 교동의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자상 밀집 거리 위로 줄지어 달린 백열등이 오징어채낚기어선의 집어등 빛처럼 밤을 환하게 밝혔다. 교동은 노란색 파스텔을 여러 번 문질러 놓은 것처럼 밝아졌다. 반면 어둠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교동 야경을 즐기려는 이들은 늘어났다. '힙'하게 꾸며놓은 가게마다 손님으로 넘쳐났다. 20개쯤 되는 테이블마다 20~30대로 보이는 손님들이 앉아 있었고, 다닥다닥 붙은 손님들이 나누는 대화로 시끌벅적했다.

가게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청춘들이 긴 줄을 형성했다. 테이블에 이미 앉아 있는 이들은 음식을, 입장을 기다리는 이들은 가게를 배경으로 인증샷 찍기 바빴다. 이렇게 남긴 사진은 '#교동'이 붙어 SNS상에서 공유된다.

지난해 9월 교동에서 가게 문을 열었다는 박지훈(32)씨는 "동성로보다 교동상권이 더 유망하다는 얘기를 듣고 주말에 사전답사를 했었다. 교동에는 가게마다 손님이 줄을 서 있었고 일단 가게만 차리면 어느 정도 수익이 날 거로 생각했다"며 "요즘 평일과 주말에 편차는 있지만 아무래도 청년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이용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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