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의회, 市長 한밤중 호출하고도 관련 예산 전액 삭감

안동시의회 전경<안동시의회 제공>

경북 안동시의회가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한밤중에 안동시장을 예산결산특별원회에 출석시키고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동시의회 예결위는 지난 13~14일 추경예산 심의에서 권기창 안동시장의 공약인 물 산업 관련 '낙동강유역 광역상수도 공급체계 구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예산 15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지난해 본예산 심사에 이어 또다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상임위나 예결위에 단체장을 출석시킨 전례가 없는데다, 관련 예산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한밤중에 시장을 출석시키고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공직사회에선 '해도 너무하다' '불문율로 지켜오던 선을 넘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밤중에 시장을 출석시키고도 관련 예산을 일부도 반영해주지 않은 것에 전체 공직자의 자존심을 짓밟은 처사라는 것이다.

예결위는 지난 14일 밤 9시쯤 권 시장에게 회의장 출석을 통보했으며 출석한 권 시장이 관련 예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설득을 이어갔지만, 끝내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자 A씨는 "예결위의 한밤중 시장 출석 통보는 단체장에 대한 전례가 없는 심각한 결례"라고 지적했다.

시의회 내부에서도 "물 산업 예산 삭감 이면엔 일부 시의원들의 사적 감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권 시장은 "대구와 안동시가 안동댐 물을 활용한 산업화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대구시가 용역 중이다. 안동시도 용역을 통해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있어야 추후 사업화에 좀 더 나은 협약이나 사업 방향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예산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결위 소속 한 시의원은 "처음엔 대구와 안동에 준했던 설계용역이 검토 과정에서 너무 광범위하게 충주댐 물을 가져오기 위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부분 등에 대한 논란이 있어 위원들의 공감대를 형성되지 않았던 것이지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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