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TALK] 황성학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 "원불교는 포용의 종교…인류 잘 살려면 화합 중요"

  • 임훈,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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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7 07:32  |  수정 2023-04-27 07:35  |  발행일 2023-04-27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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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학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이 원불교 열린 날을 맞아 지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영남일보는 28일 원불교 최대 경축일인 '원불교 열린 날(대각개교절)'을 맞아 황성학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17일 대구 중구 남산동 원불교 대구교당에서 만난 황 교구장은 "코로나19와 경기불황 탓에 지역 경제가 주춤하면서 시·도민의 삶이 녹록지 않지만 소태산 대종사께서 큰 깨달음을 얻은 원불교 열린 날을 맞아 지역민의 마음속에도 행복의 싹이 돋아나길 기원한다"며 원불교 교도와 지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깨달음(大覺)'을 기념하는 날

원불교 열린 날은 원불교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날(1916년 4월28일)이다. 원불교의 시작과 더불어 교도들의 정신이 새롭게 태어난 '공동생일'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다른 종교와 달리 성자의 탄생일보다 '깨달음'을 기념함으로써 일체중생에게 그 어떤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황 교구장은 "(원불교는) 일체중생의 깨달음을 중요시한다. 일반 대중과 조금도 다름없고 평범하셨던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은 우리 모든 중생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누구나 올바르게 신앙하고 수행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셨기 때문에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은 곧 우리 모두의 깨달음"이라며 원불교 열린 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그러면서 황 교구장은 "분단과 휴전이라는 엄중한 현실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통일된 조국을 물려주려면 1년 후 총선에서 국민을 섬길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민의 삶을 보듬지 못하는 현 정치권의 진영논리를 벗어나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화합과 통합의 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오는 28일 '원불교 열린 날'

성자가 탄생한 날이 아닌
교조가 큰 깨달음 얻은 날
교도들의 '공동생일' 의미

대동화합 추구하는 원불교
이슬람 사원 갈등 안타까워
모든 종교 목적은 삶의 행복
상생의 자세로 타인 대해야


◆대동화합을 추구하는 포용의 종교

최근 대구의 한 지역에서 빚어진 이슬람사원 건립 관련 갈등에 대해서는 종교인으로서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교구장은 "주민들의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이유가 단지 이슬람 건물이기 때문이라면 이는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반면, 반대의 이유가 소음이나 냄새 때문이라면 이는 서로 노력하면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종교의 본의는 착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둔다. 주민들은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고, 이슬람 사원을 짓는 주체들도 주민들의 요구에 진심을 갖고 깊이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갈등 없는 포용의 종교로서 원불교가 영호남 화합에 주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황 교구장은 "원불교는 영호남 갈등이 근본적으로 없는 종교다. 원불교의 교조께서는 전남 영광 출신이고, 그 법을 이어받은 수제자로 원불교 2대 종법사를 지낸 정산종사는 경북 성주 출신이다. 이 어른(정산종사)께서 미래세상을 전망하시면서 온 인류가 잘 살려면 '三同倫理(삼동윤리)'를 실현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는 서로 대동화합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사회 당면 문제 해결에 앞장

인간성 상실과 환경오염 등 현대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에 원불교가 앞장설 것이란 의견도 피력했다. 황 교구장은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과제인 환경운동과 생명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불교의 환경운동은 △육류 줄이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일회용품 안 쓰기 △전기 콘센트 뽑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로 구성됐으며 △자살 예방운동 △헌혈운동 참여하기 △헌혈증 기부운동 등의 생명운동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물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황 교구장은 "108년 전 원불교 태동 당시의 슬로건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다. 이는 인간 문명이 과학기술의 종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현대인들이 많다. 물질의 노예가 되면 우리의 삶은 결국 불행해진다. 내적 힘을 키워 신문물을 활용하자"고 말했다.

◆지역사회 기여 내실 기할 것

이 밖에도 원불교 대구경북교구는 정산종사의 성지 경북 성주에 일반인과 원불교 교도들이 활용할 수 있는 훈련객 숙소와 훈련부대 시설을 갖춰 훈련과 명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구원음방송과 경주화랑고교·한울안중 등의 학교 운영에도 내실을 기한다. 또한, 포항지역 노인 요양시설 원광보은의 집 운영과 더불어 요양 및 의료시설 추가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계획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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