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완 논설위원
# '뉴이재명' 현상=작금 정치판을 달구는 신조어가 있다. '뉴이재명'이다. 주석을 달자면 '민주당과 그 정치세력을 뛰어넘는 이재명 개인에 대한 지지자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동의하는 사람들' 쯤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유시민 작가는 "이익 좇는 집단"으로 폄훼했지만, '뉴이재명'은 진영논리보다 국익과 효율을 우선한다. 이념 지형적으론 김어준에 거부감을 갖는 진보·중도층과 국민의힘을 이탈한 보수를 아우른다. 그래서 충성도보다 확장성이 높다. '뉴이재명' 현상은 이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에도 일조했을 게 분명하다. 전국지표조사(NBS)의 긍정 평가는 69%. 취임 후 최고치다. 대구경북 지지율 반등 추이는 보수층에의 소구력을 방증한다.
'뉴이재명' 현상은 상당 부분 악마화돼 있던 이재명의 재발견이기도 하다. 관통하는 키워드는 실용주의와 탕평. 과거사보다 친화에 무게를 둔 한일회담, 친중·친북 시각을 걷어내며 핵추진 잠수함 및 원자력협정 개정 동의를 얻어낸 한미회담, 평점 B는 받을 만한 관세 협상 등이 실용외교의 서사다. 탈원전 기조도 뒤집었다. AI 시대의 폭발적 전력 수요를 직시했기 때문이리라.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능력만 보고 쓰겠다"는 인사 원칙 역시 이 대통령의 실사구시 성향을 투영한다.
# 실용적 개혁="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면 곤란하다". 이재명식 개혁을 압축하는 아포리즘이다. 이념적 혁신, 급진 개혁을 경계한다. 환부만 도려내는 실용적 개혁을 강조한다. "유용하고 안정적인 개혁"도 이 대통령의 언어다. 아마도 급진 개혁이 대부분 실패한 역사적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듯하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허용 의지도 같은 맥락이다. 경찰이 '절대선'이 아닐진대 보완수사권마저 폐지하면 '완장 찬 경찰'은 누가 견제하나.
"빈곤한 노인에 기초연금을 더 주자"는 이 대통령의 주장은 줄곧 보수진영의 논리였다. '사회 안전망 강화' 단서를 달긴 했어도 "고용 유연화는 가야 할 길"이라고도 했다. 2019~2024년 이재명의 '이념 위치'는 3.0~3.7점으로 강한 진보성을 보였으나, 취임 후의 국정 운영은 차라리 '중도'다. 0~10점 척도의 이념 평가에서 0점에 가까울수록 진보다.
# 부동산 꺾였다=실용정치의 효능감은 부동산에서도 나타난다. 예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강남 집값이 꺾였고 한강 벨트로 하락세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46%가 향후 1년 내 "집값이 내릴 것"이라 응답했다. "오른다"는 26%로 시장 전망이 역전됐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여론도 "찬성"이 우세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다주택자와 부동산 투기꾼을 압박해왔다. 국토부 관계자의 말대로 집값 안정이 "이재명의 개인기"일까.
어쨌거나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남발하고도 집값을 잡지 못했던 문재인 정부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었다. 기실 문 정부는 경제, 인사, 정책, 외교에서 실용보다 이념에 치우치며 민생 의제를 소홀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란 청산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데 우둔하지 않다.
승부수를 던질 줄도 안다. 1주택자임에도 분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으며 야당의 "50억 재건축 로또" 시비를 원천 차단했다. 주주권리 제고 등 자본시장 밸류 업으로 1천450만 주식투자자를 우군으로 만들기도 했다. 일전에 만난 강성 보수성향 지인의 이 대통령 평가가 자못 함축적이다. "생각보다 일은 잘하네". 논설위원
NBS조사 지지율 최고 경신
관통하는 키워드 실용·탕평
"고용 유연화는 가야 할 길"
이념 위치 취임 후엔 '중도'
"일 잘한다" 보수에 소구력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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