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기시다와 日 히로시마 한인 원폭 위령비 참배…"용기있는 행동"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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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2  |  수정 2023-05-21 14:48  |  발행일 2023-05-22 제3면
尹, 기시다와 日 히로시마 한인 원폭 위령비 참배…용기있는 행동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기시다와 日 히로시마 한인 원폭 위령비 참배…용기있는 행동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했다. 한일 양국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기시다 총리와 유코 여사는 이날 오전 7시35분쯤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았다. 이들은 일렬로 서서 백합 꽃다발을 헌화하고 허리를 숙여 약 10초간 묵념하며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도했다. 참배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이충면 외교비서관, 특별 수행원인 국민의힘 김석기·신지호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또 박남주(90) 전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권준오(73) 현 한국원폭피해특위 위원장 등 10명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도 뒤에 앉아 이들의 참배를 지켜봤다. 박 전 위원장은 피폭 당사자, 권 위원장은 피폭자 2세다. 참배 이후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안내를 받으며 차량에 탑승했다. 참배를 지켜본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정상의 위령비 참배에 감사와 함께 기대를 표시했다고 현지 방송이들이 보도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히로시마 한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이 한일 관계의 가슴 아픈 과거를 직시하고 치유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두 정상의 참배에 우리 동포 희생자들이 함께 자리한 것이 그 의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동북아,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의 핵 위협에 두 정상, 두 나라가 공동으로 동맹국인 미국과 함께 대응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참배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용기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도 윤 대통령의 G7 참석에 감사를 표하고 "조금 전 윤 대통령 내외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를 올렸다. 이는 양국 관계에 있어서, 세계 평화를 기리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정상)회담 후 다른 정상들과 합류해 함께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하고 평화공원 위령비에 함께 기도를 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한 적이 없었다. 일본 총리 중에는 오부치 게이조(1937∼2000)가 1999년에 참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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