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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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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했다. 한일 양국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기시다 총리와 유코 여사는 이날 오전 7시35분쯤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았다. 이들은 일렬로 서서 백합 꽃다발을 헌화하고 허리를 숙여 약 10초간 묵념하며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도했다. 참배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이충면 외교비서관, 특별 수행원인 국민의힘 김석기·신지호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또 박남주(90) 전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권준오(73) 현 한국원폭피해특위 위원장 등 10명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도 뒤에 앉아 이들의 참배를 지켜봤다. 박 전 위원장은 피폭 당사자, 권 위원장은 피폭자 2세다. 참배 이후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안내를 받으며 차량에 탑승했다. 참배를 지켜본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정상의 위령비 참배에 감사와 함께 기대를 표시했다고 현지 방송이들이 보도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히로시마 한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이 한일 관계의 가슴 아픈 과거를 직시하고 치유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두 정상의 참배에 우리 동포 희생자들이 함께 자리한 것이 그 의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동북아,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의 핵 위협에 두 정상, 두 나라가 공동으로 동맹국인 미국과 함께 대응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참배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용기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도 윤 대통령의 G7 참석에 감사를 표하고 "조금 전 윤 대통령 내외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를 올렸다. 이는 양국 관계에 있어서, 세계 평화를 기리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정상)회담 후 다른 정상들과 합류해 함께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하고 평화공원 위령비에 함께 기도를 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한 적이 없었다. 일본 총리 중에는 오부치 게이조(1937∼2000)가 1999년에 참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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